코카인 제모왁스로 위장한 ‘지게꾼’ 검거…“미 마약단속국 공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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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가방에 제모용 왁스로 위장한 코카인을 실은 A씨가 브라질에서 한국을 경유해 캄보디아로 출국하려다 검거됐다. 사진 인천지방검찰청

여행용 가방에 제모용 왁스로 위장한 코카인을 실은 A씨가 브라질에서 한국을 경유해 캄보디아로 출국하려다 검거됐다. 사진 인천지방검찰청

마약류인 코카인을 제모용 왁스로 위장해 브라질에서 캄보디아로 옮기려던 50대 한국인이 검찰에 붙잡혔다. 26일 인천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는 코카인 약 5.7kg을 밀수하려한 혐의(마약류관리법위반)로 A(50)씨를 지난 23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마약을 운반하는 소위 ‘지게꾼’ 역할을 하던 A씨는 경유지인 한국에서 덜미가 잡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4일 A씨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블록 모양의 제모용 왁스로 위장한 코카인을 누군가로부터 전달받았다. 성분 감정 없이 겉으로 보기만 해서는 식별하기 어렵도록 특수제작한 것이었다. A씨가 전달받은 코카인 약 5.7kg은 약 28억원 상당으로 19만명 상당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여행용 가방에 코카인을 실은 A씨는 두바이를 경유해 6일 오후 국내로 입국했고 이후 캄보디아로 출국하려다 검거됐다.

검찰이 압수한 제모용 왁스로 위장한 코카인. 사진 인천지방검찰청

검찰이 압수한 제모용 왁스로 위장한 코카인. 사진 인천지방검찰청

A씨를 검거하는 데엔 검찰과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공조수사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6일 미국 마약단속국은 A씨에 대한 첩보를 접수하고 인천지검과 인천공항세관에 수사 정보를 공유했다. 인천공항세관은 A씨가 한국에 도착하길 기다리다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수화물을 검사했다. 인천지검은 A씨를 긴급체포한 뒤 제모용 왁스의 성분을 검사 해 101개의 왁스 모두에서 코카인 성분을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A씨의 휴대전화 메신저에선 ‘거액의 은행 예치금을 수령하게 해주겠다’는 내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 마약 범죄조직에서 한국 중년을 ‘지게꾼’으로 고용해 마약 운반에 이용하는 수법이 다수 확인됐다”며 “국외 마약단속기관과 공조를 강화에 마약류 밀수 차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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