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둘 살해' 30대 엄마 징역 5년…큰아들 살인은 무죄,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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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김정연 기자

인천지법. 김정연 기자

두 아들을 낳자마자 3년 동안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엄마에 대해 법원이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7)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출소 후 아동 관련 기관에 5년 동안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모로서 보호해야 할 자녀를 살해했고, 피해자는 보호자인 피고인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변명하기 어려워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정신적 고통이 컸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사에 협조했고 과거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사진 셔터스톡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사진 셔터스톡

법원은 2012년 A씨가 서울에 있는 모텔에서 첫째 아들을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묻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2012년 A씨가 첫째 아들에게 이불을 덮은 뒤 강하게 껴안아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달래는 과정에서 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3년 뒤에 실제로 둘째 아들을 살해했지만, 나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이전 사건의 고의성을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범행 직후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씨는 2015년 10월에도 인천시 연수구 공원 내 공중 화장실에서 신생아인 둘째 아들을 살해한 뒤 문학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인천 연수구청이 2010∼2014년 출생아 중 미신고 아동을 전수 조사하자 압박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했다고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형편이 어려워 양육 부담이 컸다"며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고 잠깐 만난 남자들이어서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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