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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자 7인 재산명세④] 손학규 전 경기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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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대권 고지를 향한 대선주자 7인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권력의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비를 넘어야 한다. 재산 문제는 그중에서도 통과 절차가 가장 높고 험하다. 대선 주자에게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재산 명세를 미리 점검했다.


7인 대선 주자들의 재산은 1다(多) 3중(中) 3소(小)로 요약된다. 1다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다. 공직자 재산등록 때 스스로 공개한 재산만 170억 원대로, 다른 주자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그의 재산 중 가장 큰 비중은 부동산으로, 전체 재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95%를 웃돈다.

고 건 전 총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모두 10억 원은 넘고, 20억 원은 안 되는 재산을 신고해 3중 그룹을 형성했다. 3중 그룹의 공통 사항은 하나같이 재산가치에서 빛을 발하는 ‘똑똑한 집 한 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3중 그룹은 모두 서울 요지에 대지가 넓은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대선 주자 중에서 재산만으로 비교하면 3소 그룹에 해당한다. 3소 그룹의 재산은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이다. 3소 그룹은 수도권에 집은 있으나 이른바 블루칩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3인은 예금액이 1억~2억 원 사이로, 3중 그룹보다 절대액수가 많을뿐더러 비중도 훨씬 높은 것이 특징이다.

4. 손학규 전 경기지사
“손은 돈 흘러가는 정거장일 뿐”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예금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11월 현재 본인 명의 통장 3개에 들어 있는 예금 액수를 합쳐 1억5,000만 원을 넘는다. 그가 신고한 재산 총액의 절반을 넘는 금액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난 6월30일로 4년간의 도백 임기를 마쳤다. 그리고 규정에 따라 그는 재산변동사항을 신고했고, 그 내용은 8월31일자 <경기도보>에 공개됐다. 총액은 3억852만여 원으로 지난 2월28일자 재산공개 때보다 1,458만여 원 늘어난 금액이었다. 여기서 단순히 “세대를 같이하고 있다”는 이유로 8월31일자 공개 재산에 포함한 장녀 예금 1,000만 원을 제외하면 그의 순수한 재산은 2억9,645만여 원이다.<표 참조>

그의 예금액은 적지 않다. 11월 현재 본인 명의의 통장 3개에 들어 있는 액수를 합쳐 총 1억5,000만 원을 넘는다. 그가 신고한 재산 총액의 절반을 넘는 금액이다. 배우자 명의의 통장이 단 하나도 없는 것도 다른 대선 주자와 비교해 조금은 별난 점이다.

▶ 손학규 전경기지사는 경기도 광명시에 42평형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그 아파트가 있는 철산 3동 주공 13단지 아파트 전경.

그에게 예금을 제외한 또 한 덩어리의 큰 재산은 자택이다. 그는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주공 13단지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전용면적 121.26㎡(42평형)로 8월31일자 재산변동 공개 때 현재가액을 1억4,500만 원으로 신고했다. 그런데 손 전 지사 가족은 현재 이곳에 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전세로 임대를 주었다. 전세 임대료는 2억1,000만 원이다. 현재 그가 소유한 아파트 시세는 국민은행 제공 ‘KB아파트 시세’ 일반거래가로 5억6,000만 원 선이다. 전세 임대료도 시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의 가족은 현재 서울 마포구 도화동 우성아파트에 살고 있다. 도지사 퇴임 후 전세로 얻은 아파트다. 141.52㎡(42평형)에 임차료는 2억1,000만 원으로 광명시 아파트 임대료와 같은 금액이다. 임대료와 임차료를 각각 채권과 채무로 생각하면 손 전 지사의 전체 재산 합계는 달라지지 않는다.

손 전 지사도 대선 주자답게 서울 시내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사조참치빌딩 3층이다. 66㎡(20평)로 별로 크지 않은 규모다. 사무실 유지비에 대해 손 전 지사의 한 측근은 “보증금은 없고 임차료는 시세와는 차이가 큰 월 40만 원씩 형식적으로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 욕심 없어 전세 주고 전세 사는 스타일

손 전 지사는 이 건물 소유주와 절친한 친구로 1998년 1차 경기도지사 도전 실패 이후 지금까지 “거저 쓰는 형식”으로 줄곧 신세를 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그의 재산과는 관련이 없는 사무실이라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그는 다른 대선 주자와 달리 현재 승용차가 없는 상태다. 그는 2002년 7월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관용차가 제공되자 국회의원 시절 타고 다니던 승용차를 매각했다. 꼭 필요할 경우 배우자 소유의 승용차를 빌려 타고, 당장은 차량을 구입할 계획도 없다는 것이 손 전 지사 측근들의 전언이다.

그는 서울 시내 이동은 물론 전국을 누빈 이른바 ‘100일 민심 대장정’ 때도 거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11월9일 2차 민심 대장정 격인 ‘비전 투어’를 위해 45인승 중고 버스를 새로 장만했다. 그 버스도 “아는 지인으로부터 임차했다”는 것이 보좌진의 공식 설명이다.

손 전 지사는 재산에 대해 입장이 명쾌한 편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치자금에 대해서도 ‘정거장론’을 주장한다. “돈이 머무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흘러가도록 내 손은 정거장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집에 대한 집착도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면 된다”는 신념 아닌 신념을 늘 강조한다. 손 전 지사의 광명시 철산동 아파트 가격을 ‘KB 아파트 시세’로 평가하면 재산 총액은 7억1,000여 만 원으로 늘어난다.

<월간중앙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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