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서도 전공의 수련한다…정부 "외국의사 당장 투입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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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전공의 수련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전공의 수련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앞으로 전공의들이 동네 의원 등 종합병원 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병원에서도 수련을 받게 될 전망이다. 가벼운 증상의 환자도 큰 병원부터 찾고 보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별도 의뢰서 없이 상급종합병원을 찾으면 환자 본인 부담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부는 10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이하 의료개혁특위) 회의에서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 의료개혁특위는 정부가 필수·지역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필요한 개혁 과제를 다루고자 설치한 사회적 논의 기구로,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 등 6개 부처 정부위원과 의료계·환자 단체 등 민간위원 16명이 참여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공의 수련체계 개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노연홍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전공의 업무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데 대다수 위원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공의 수련, 다양한 의료기관 경험하도록”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개혁특위는 특히 현재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전공의 수련을 지역 종합병원이나 의원에서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행법상 전공의 수련은 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의료기관에서 할 수 있는데, 전체 248개 수련병원 중 주요 상급종합병원 등 100곳에서만 전공의 95%가 근무 중이다. 전공의들은 작은 병원에서 필요한 술기를 배우지 못하고, 대형병원은 전공의를 대거 채용해 값싼 인력으로 활용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전공의들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뒤 실제 근무하는 곳은 지방의 중소병원이 될 수 있고, 개원하는 경우도 있다”며 “의원급에서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보기 어려운 환자군도 접하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임상 경험을 쌓는 수련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한 병원에서만 쭉 수련 받는 게 아니라, 상급종합병원-지역종합병원-의원 등 다양한 의료기관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협력 수련체계’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특위는 또 “수련 중 지역·필수의료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도 했다. 수련체계 개편에 따른 비용은 정부 재정으로 지원한다.

이런 방향으로 수련체계가 바뀌면 인력난에 시달리는 지역 병원도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전공의 인력이 지방 2차 병원으로 오면 당연히 인력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지방 2차 병원에서 근무할 때 필요한 기본적인 술기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지역에는 어떤 환자들이 있는지, 지방 중소병원이나 공공병원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 공급 및 이용체계 정상화 방안. 자료 복지부

의료 공급 및 이용체계 정상화 방안. 자료 복지부

이날 특위 회의에서는 경증 환자도 상급종합병원을 별다른 제한 없이 찾는 등 의료기관 기능에 맞지 않는 이용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앞으로 경증환자나 2차급 병원 의뢰서가 없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때는 본인 부담을 높일 방침이다. 의뢰서도 지금과 같은 종이 의뢰서가 아니라, 의사의 명확한 소견이 담긴 전자 의뢰서로 전환한다.

노연홍 위원장은 “환자의 중증도에 맞게 합리적으로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제도 개선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본인 부담체계 개선을 검토하는 것이며, 국민 여러분들의 이해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외국의사 투입 우려에…“의사 없는 게 더 위험”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국 의사에 대해 진료를 허용하기로 한 것과 관련 “당장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일 때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에게 국내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한 상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 조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안전장치를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코로나19 때처럼 (보건의료 위기) ‘심각’ 단계가 3년간 지속한다면 외국 의사 투입을 계속 연장함으로써 현장에서 큰 무리 없이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한국 의사시험 합격률이 낮은 점 등을 이유로 이들을 바로 의료현장에 투입하는 게 위험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박 차관은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못 받는 게 가장 위험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보완적 제도를 고민하게 된 것은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아플 때 진료받으실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복지부 등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5~2023년 외국 의대 졸업자가 예비시험과 국가시험을 모두 통과해 국내 의사면허를 발급받은 비율은 41.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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