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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증가 예상되는 상장사 이익, 올해 주가 견인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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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3고’ 직면한 주식 시장, 향후 흐름은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그동안 주가가 큰 기복을 보였다. 지난 3월 장 중 2779까지 상승했던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지난달 한때 2553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후반부터 강한 반발 매수세가 형성됐다. 이번 주가 기복을 추세적 하락이 아닌 상당한 상승 이후의 통상적 단순 반락으로 여겼기 때문인 듯하다.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거론된 부담 요인은 총선 이후 정치권의 주식 시장에 대한 무관심과 이스라엘·이란 간 확전 가능성, 미국의 시장 금리 상승과 미국 주가 하락이다. 이 중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미국 금리 상승이다.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한국과 미국 기업의 이익 증가 기대, 즉 원만한 실물 경기의 지속 가능성이 거론됐다.

시장에 미친 전쟁 영향 일시적
원자재값, 고성장 시기에 상승

미국 중장기 물가 안정되면서
금리, 증시 발목잡지 않을 듯

경기 호조, 수출 여건 개선 속
주가 저항선 돌파할 가능성도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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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에도 기업 이익 증가란 호재와 금리 부담이란 악재가 힘겨루기할 것 같은데, 점차 이익 증가가 금리 부담보다 더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아래에서 기술하겠지만, 이익 증가 때문에 연간 기준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후 유가 급등은 일시적 반등

이스라엘-이란 분쟁은 관심에서 멀어졌다. 역사적으로 특정 지역 분쟁 때문에 세계 경제의 불안이 장기적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 1980년 이후 이란-이라크(1980년 9월 발발)와 이라크-쿠웨이트(1990년 8월), 다국적군-이라크(2003년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2022년 2월) 등 네 번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당시 국제 유가는 직전 바닥 대비 25~160% 상승했다. 그러나 당시 유가 급등은 일시적 반등 성격이 강했다. 즉 전쟁 이전에 폭락한 국제 유가가 전쟁을 계기로 예전 고점 수준 내외로 일시 회귀한 것이다. 실제로 이란-이라크 전쟁을 제외하고 다른 전쟁에서 유가 상승 기간은 8일~3개월 보름에 그쳤다. 국제 유가가 정점을 찍은 뒤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 걸린 기간도 7일~ 2개월로 짧았다.

전쟁 발발 이후 주요국 주가는 놀랍게도 상승했다. 이란-이라크 전쟁과 다국적군-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주요국 주가는 상승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미국의 S&P500은 10% 남짓 하락한 뒤 줄곧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S&P 500은 한 달간 10%가량 상승했다. 한국 주가도 3개월간 박스권에서 오르내렸다. 그 이후 주가 하락은 전쟁 이전에 발생한 고물가와 금리 급등 때문이다.

이처럼 전쟁의 공포와 시장 상황의 괴리는 컸다. 실제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 상승은 2003~2007년 같은 세계 경기의 장기간 골디락스(물가 안정과 고성장) 시절에나 가능한데, 현재 세계 경제는 골디락스를 이루지 못했다. 그런 만큼 지역 분쟁이 원자재·금융 시장을 장기간 구조적으로 불안하게 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 물가 상승률 2.4% 전망

이제 관심은 향후 미국 주가의 안정 여부다. 미국 주가가 안정돼야 한국 주가도 상승할 여지가 있어서다. 미국 주가를 결정짓는 물가와 금리, 실물 경기의 향후 추이가 원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주가도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우선 미국 금리를 살펴보자.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3.78%를 바닥으로 상승했지만, 각국 주가는 4월 초까지 안정을 유지하거나 상승했다. 그러나 10년물 국채 금리가 4.3%를 상회하자 이때부터 각국 주가가 압박을 받았다. 4.3%를 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와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금리 추세는 안정 국면을 유지할 듯하다. 중·장기 미국 물가가 안정될 전망이라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에 올해 미국 물가 상승률을 2.4%, 내년 2%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미국 물가 상승률을 2.8%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의 노동생산성 개선과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둔화, 임금 상승률 정체 등을 감안하면 연간 물가는 안정될 전망이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특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처럼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지 않으면, 시장금리 상승은 제한된 범위에서 이뤄질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고점은 기존금리 고점 내외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남유럽 위기와 디플레이션 압박이 컸던 2010~13년 제외) 또 1980년 이후 ‘금리 정점 형성→하락→ 반등’은 여덟 번 있었다. 당시 금리는 직전 고점 내외까지 반등했고, 주가는 하락 1회, 정체 1회, 상승 6회였다. 이를 참작하면 최근의 금리 추이가 향후 미국 주가를 저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이후 미국 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했던 여섯 번의 사례도 참고했으면 한다. 주가 하락 발단은 금리 상승이 아닌 1.5% 이하의 분기 성장률 또는 기업 이익 둔화였다. 특히 성장률 1.5% 이하일 경우 주가가 취약했다.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은 1.6%로 힘겹게 1.5%를 넘겼는데, 향후 성장률은 회복될 전망이다. 실제로 Fed는 지난 3월에 미국 성장률을 올해 2.1%, 내년 2.0%로 추정했다. IMF는 지난달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7%, 내년 1.9%로 전망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지난 2월에 올해 성장률을 2.2%로 예상했다. 지난달 팩셋닷컴도 S&P 500의 이익증가율을 올해 10.7%, 내년 13.8%로 추정했다. 이익 증가율 바닥(추정)은 1분기였다. 이를 감안하면 추세적 측면에서 미국 주가는 안정세를 이어갈 듯하고, 이는 한국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원화 약세에도 해외 자금 유입 많아

해외 자금 유입과 연관된 환율도 점차 안정될 듯한데, 환율은 금리보다 선진국과 미국 간 성장률 격차에서 더 영향받는다. 이와 관련 IMF는 선진국 대비 미국 우위의 성장률 격차가 2023년 1.5%포인트에서 올해 0.2%포인트, 내년엔 0.1%포인트로 좁혀질 것으로 추정했다. 즉 중장기측면에서 달러 강세는 멈출 듯한데, 그래서 환율만 놓고 보면 해외 자금 유입은 규모의 문제일 뿐 지속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사실 그동안 원화 약세에도 해외 자금 유입은 많았다. 큰 구도로 본 이번 달러 강세(원화 약세)는 지난해 12월 28일 이후 4월 30일까지 이어졌는데, 기간 중 외국인은 18조5000억원가량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는 예전 달러 강세 기간 중 외국인의 대량 주식 매도와 대비된다. 물론 외국인은 일부 기간에서 주식을 매도했지만, 그 규모는 적다. 이런 양태는 향후 달러 가치의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 때문일 수 있다. 또 외국인은 한국 주가를 가치 대비 저렴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엔화가치 급락에도 이어진 외국인의 일본 주식 매수세가 우리 주식 시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1분기 한국 경제는 상당히 좋아졌다.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1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속보치)이 1%대인 1.3%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년동기대비 기준 1분기 성장률은 3.4%인데, 이는 2% 내외인 잠재성장률을 크게 상회한다. 이번 성장률은 높기도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수출(0.9%)과 민간소비(0.8%), 건설투자(2.7%) 등 각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성장 기여도가 민간 1.3%포인트, 정부 0%포인트인 것도 후한 평가를 받는다. 무리한 정부 지출 없이 성장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향후 경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세계 경기도 좋아져 수출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IMF는 올해 세계 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3%포인트 높은 3.2%로 예상했다. 또 올해와 내년 세계 교역 증가율을 각각 2%, 2.8%로 전망했다.

기업 이익, 3분기까지 연속 증가할 듯

올해 상장사 이익도 늘어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익 추정 대상 종목 기준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3%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전망치가 부풀려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2022년과 23년 두 해 연속 이익이 줄어든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상당한 이익 증가가 자연스럽다. 사실 2024년 이익(전망치)은 2021년 수준인 만큼 현재의 낙관이 크게 무리는 아니다. 또 이익은 3분기까지 연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적 요인에 의해 4분기 이익은 통상 감소) 이는 주가에 이상적인 상황인데, 한국의 2020년과 미국의 2023년 주가 상승이 그 사례다. 두 나라 모두 당시 기업 이익은 적었지만, 3개 분기 연속 이익이 늘어난 덕에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정리하면 추세적 측면에서 향후 미국 물가와 금리는 안정될 전망이다. 또 원만한 경기 상황에서 금리가 주가의 발목을 잡지 않았던 역사적 사례와 향후 한·미 기업의 이익 증가는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분기 이익의 꾸준한 증가가 예상되는 것은 고무적이다. 덧붙여 유럽 등 여러 국가의 기준금리 인하 추진도 염두에 둬야 한다. 때문에 향후 주가는 부단히 상승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지난 3월에 코스피가 그동안 돌파하기 어려운 저항선으로 여겼던 2670선을 넘어선 것이 그 사례다. 통상 추세 상승은 ‘주가의 저항선 돌파(실물 경기 회복)→저항선 이하로 일시 하락(바닥 대비 상당한 상승에 따른 반락)→추세 상승(경기 회복 확산)’ 과정을 밟는데, 예전 추세 상승 과정과 유사한 3월 이후 상황이 흥미롭다. 이젠 해외 주식보다 국내 주식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