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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듣는데 왜 눈물이"…'초딩 시절' 소환하는 추억의 동요 [더, 마음]

중앙일보

입력

한때 우리는 모두 ‘어린이’였습니다. 재미있는 사건을 기대하고 상상 속 친구와 대화하며 키 큰 어른이 되길 꿈꿨죠. 여러분은 어떤 어른이 됐나요?

중앙일보 '더, 마음'에서 어른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 추억의 동요 5곡을 준비했습니다. 5월 5일 오늘만큼은 어린이의 마음으로 개구쟁이처럼 즐겨 보아요.

🍀1. 어른들은 몰라요

1988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 3위를 기록했던 '어른들은 몰라요'의 한 장면. 왼쪽부터 최양략, 이건주, 팽현숙이 한 가족으로 나왔다.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1988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 3위를 기록했던 '어른들은 몰라요'의 한 장면. 왼쪽부터 최양략, 이건주, 팽현숙이 한 가족으로 나왔다.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이 곡은 1988년 개봉한 청춘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이규형 감독)의 주제가입니다. 주인공 민용(김현수)의 유치원 친구 달콤이를 연기했던 배우 이건주가 '이건주와 어린이들'라는 그룹으로 이 노래를 불렀어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MBC, 1986~1994)에서 순돌 역으로 전국민적 사랑을 받은 터라 노래까지 부르게 된 것이죠.

당시 고교생이던 배우 김혜수가 유치원 교사 유라 역을 맡았고 코미디언 전유성·최양락·팽현숙 등이 조연으로 출연했습니다. 어린이 해외 입양이 영화의 주요 소재로 나오는데요.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갖고 싶어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가사가 어린이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몰라요' 가사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예쁜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아무것도 몰라요/마음이 아파서 그러는건데
어른들은 몰라요/아무것도 몰라요/알약이랑 물약이 소용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따뜻하게 감싸주세요/사랑해 주세요

이건주는 JTBC '살롱하우스'에서 '어른들은 몰라요' 출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사진 JTBC 유튜브 캡처

이건주는 JTBC '살롱하우스'에서 '어른들은 몰라요' 출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사진 JTBC 유튜브 캡처

🍀2. 개구쟁이

1979년 발매한 산울림의 첫번째 동요 앨범. 당시 맞춤법에 따라 '개구장이'로 표기돼 있다. 현재는 '개구쟁이'로 표기한다.

1979년 발매한 산울림의 첫번째 동요 앨범. 당시 맞춤법에 따라 '개구장이'로 표기돼 있다. 현재는 '개구쟁이'로 표기한다.

밴드 산울림의 첫 번째 동요 앨범 '개구쟁이'의 타이틀곡입니다. 1979년 세계 아동의 해에 발표했는데요. 이 곡을 작사·작곡한 김창완은 "내 마음에 있는 진짜 이야기 '동심'을 꺼내고 싶어 만든 앨범"이라고 소개합니다. 진심은 통하는 걸까요. 밝고 활기찬 멜로디는 어린이를 비롯해 어른들에게도 사랑을 받았죠. 김창완은 2년 전 원곡의 노랫말을 토대로 그림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김창완은 지금도 콘서트에서 이 곡을 부릅니다. 관객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이마에 땀방울, 마음에 꽃방울'을 흘리며 즐기는데요. '개구쟁이' 라이브 영상에는 이런 댓글이 달리기도 했어요. "노래 듣는데, 나 왜 우냐."

🔈'개구쟁이' 가사

우리 같이 놀아요/뜀을 뛰며 공을 차며 놀아요
우리 같이 불러요/예쁜 노래 고운 노래 불러요
이마엔 땀방울/마음엔 꽃방울
나무에 오를래/하늘에 오를래
개구쟁이

1996년 MBC 음악 프로그램에서 '개구쟁이'를 부르는 김창완. 사진 유튜브 옛송TV 캡처

1996년 MBC 음악 프로그램에서 '개구쟁이'를 부르는 김창완. 사진 유튜브 옛송TV 캡처

🍀3. 하늘나라 동화

MBC 창작동요제에서 '하늘나라 동화'를 부르는 국은선 어린이. 사진 유튜브 뽀뽀뽀좋아 캡처

MBC 창작동요제에서 '하늘나라 동화'를 부르는 국은선 어린이. 사진 유튜브 뽀뽀뽀좋아 캡처

1991년 제9회 MBC 창작동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곡입니다. 2003년 MBC에서 조사한 ‘한국인이 즐겨 부르는 동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이 곡은 작곡자 이강산의 어린 시절을 그렸습니다. 소아마비였던 작곡자가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배려한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있어요. 노랫말 속 ‘천사’와 ‘선녀’의 모델이 바로 그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같은 대회에서 히트곡이 한 곡 더 나왔는데요. 금상과 인기상을 받은 ‘아기 염소’입니다. '파란 하늘 꿈이 드리운 푸른 언덕에, 아기 염소 여럿이 풀을 뜯고 노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명랑한 곡이죠. '아기 염소'와 '하늘나라 동화'는 나란히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하늘나라 동화' 가사

동산 위에 올라 서서 /파란 하늘 바라보며
천사 얼굴 선녀 얼굴 /마음 속에 그려봅니다

하늘 끝까지 올라 /실바람을 끌어 안고
날개 달린 천사들과 /속삭이고 싶어라

🍀4. 모래요정 바람돌이

'모래요정 바람돌이' 사진 EBS

'모래요정 바람돌이' 사진 EBS

30~40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을 추억의 노래죠. '모래 요정 바람돌이'는 1986년 KBS에서 방영했어요. 이후 세 차례 재방영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일본 NHK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원작은 영국의 동화작가 에디스 네스빗이 1902년 발표한 소설 『모래 요정과 다섯 아이들』입니다.

영국 시골 마을 아이들이 수백 년 잠들어 있던 모래요정 바람돌이를 깨우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바람돌이는 하루에 하나씩 아이들의 소원을 이뤄주는데요. 이 신비한 힘은 해가 질 때까지만 유지됩니다. '우주도 가고 싶고' '공주도 되고 싶은' 꿈 많은 아이들에게 바람돌이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며 같이 주문을 외워볼까요? '카피카피 룸룸, 카피카피 룸룸'

🔈'모래요정 바람돌이' 가사

일어나요 바람돌이 모래의 요정
이리와서 들어봐요 우리의 소원
우주선을 태워줘요 공주도 되고 싶어요
어서 빨리 들어줘요 우리의 소원

얘들아 잠깐! 소원은 하나씩
하루에 한 가지 바람돌이 선물
모래요정 바람돌이 어린이의 친구

카피카피룸룸 카피카피룸룸 이루어져라
모래요정 바람돌이 신기한 친구
가자 가자 미래로 재밌는 여행

🍀5. 아빠 힘내세요 

MBC 창작동요제에서 '아빠 힘내세요'를 부르는 부산남성초등학교 어린이들 (김원경, 한은정, 이선주, 박계라, 김영지, 박유나). 수화와 함께 노래 불렀다. 사진 유튜브 뽀뽀뽀좋아 캡처

MBC 창작동요제에서 '아빠 힘내세요'를 부르는 부산남성초등학교 어린이들 (김원경, 한은정, 이선주, 박계라, 김영지, 박유나). 수화와 함께 노래 불렀다. 사진 유튜브 뽀뽀뽀좋아 캡처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2004년 BC카드 광고에 삽입되며 명성을 얻은 곡이죠. 사실 이 노래는 1997년 MBC 창작동요제에 출전한 곡인데요. 당시에는 어떤 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사라지는 듯했던 노래가 불황의 칼바람에 힘들어하던 아빠를 위로하는 곡으로 다시 부각된 것이죠.

이 노래를 부르던 어린이가 이제 아빠·엄마가 되어 이 곡에서 위안을 받고 있지는 않나요. 어린이를 꿈꾸게 하고, 어른에게 순수한 동심을 되새기게 하는 것, 그게 동요가 가진 진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빠 힘내세요' 가사

딩동댕 초인종 소리에 얼른 문을 열었더니
그토록 기다리던 아빠가 문 앞에 서 계셨죠
너무나 반가워 웃으며 아빠하고 불렀는데
어쩐지 오늘 아빠의 얼굴이 우울해 보이네요

무슨 일이 생겼나요 무슨 걱정 있나요
마음대로 안되는 일 오늘 있었나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2004년 방영한 BC카드 광고. 이 광고로 '아빠 힘내세요'는 인기 역주행 했다.

2004년 방영한 BC카드 광고. 이 광고로 '아빠 힘내세요'는 인기 역주행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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