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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성렬 "새 빙판특급" 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차세대 병기로 주목받고있는 제갈성렬(22·단국대2)이 폭발적인 기록향상을 보이며 세계정상 권으로 진입,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제갈성렬은 지금까지 끝난 90∼91시즌 월드컵빙상 3차 시리즈의 6경기에 출전, 종합 4위에 랭크되는 등 예상 밖의 빠른 성장으로 국제빙상 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있다.
지난해까지 단거리종목(5백m·1천m)에서 10위권 밖으로 처져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엄청난 발전을 한 셈이다.
제갈의 빠른 성장은 기록단축 추이에서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스프린트종목인 5백m·1천m에서 지난해까지 38초대·1분18초대를 마크, 2류급 선수로 치부돼왔던 제갈성렬은 이 달 초 벌어진 여섯 차례의 월드컵경기에서 다섯 번이나 37초대를 기록(5백m)하는가 하면 1천m에서는 1분18초대에 진입해 각국 감독들로부터『이번 시즌 최고의 스타발굴』이라는 칭찬을 듣고 있다는 것.
특히 지난 2일 네덜란드 히렌빈에서 벌어진 1차 시리즈 5백m에서는 지난해까지 자신의 최고기록이던 38초03을 정확히 1년만에 가볍게 무너뜨리며 37초40을 기록, 은퇴한 선배 배기태(26·일본 쓰쿠바대학 유학)를 능가할 재목이라는 평을 듣고있다.
이 기록은 배가 지난 88년 소련의 메데오 링크에서 작성한 한국기록(36초89) 에는 0초51 뒤지나 메데오 링크가 해발 1천8백m 고지의「기록제조」링크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최고기록으로 봐야한다는 게 빙상 인들의 말이다. 37초대 진입도 배보다 1년 먼저 이루어졌다.
제갈의 등장으로 한국빙상은 배기태 은퇴의 공백을 깨끗이 메울 수 있게 됐으며 시기적으로도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이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어 현재의 성장속도만 유지된다면 챔피언 등극도 어려울 게 없다는 박창섭 대표팀감독의 설명이다.
제갈성렬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정상다툼에 뛰어들게된 것은「빙상귀신」박창섭 감독의 치밀하고 집요한 훈련지도 때문.
15년째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매년 절반 이상을 유럽전지훈련과 경기출전으로 해외에서 생활하는 박 감독의「노하우」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 외국감독들조차도 수시로 기술문의를 해올 정도라는 것.
박 감독이 제갈의 성장 가능성에 점수를 주는 것은 아직 배에 비해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 연습결과가 그대로 기록에 반영되는 훈련흡수성 때문.
코너 연결 때 세기가 부족하고 스타트와 할주의 연결도 매끄럽지 못해 다듬을 구석이 많다는 것.
한마디로 배의 능수 능란함에 비해 스케이팅리듬이 부족한 게 흠이나 이번 시즌만 지나면 보완할 수 있어 내년부터는 본격 챔피언사냥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신동재 기자>
@신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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