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잘하는 알뜰 시장 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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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자제의 성패가 서울에 달려있는 만큼 공명한 선거와 모범적인 운영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충실하겠습니다.』
28일 23대 서울시장으로 부임한 박세직 신임시장(57)은 취임식직후 기자회견에서 1천만 시민의 손·발과 지팡이가 될 것을 힘주어 다짐했다.
안기부장 사임 후 1년5개월 동안의 야인생활에서 갑자기 중책을 맡아 당혹감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는 특유의 자즐보(자랑·즐거움·보람) 철학을 내세우며『일에서 보람을 찾겠다』는 각오를 수 차례 반복했다.
『극에 달한 교통혼잡과 쓰레기 등 공해문제, 주택건설 등 주거환경개선이 역시 중점사업이 될 겁니다. 지난여름의 홍수와 같은 큰 재앙, 화재와 같은 사고를 막는 방책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박 시장은 전임 고건 시장이 추진해온 역점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시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녹지·문화공간 확보도 시급한 과제』라고「올림픽의 사나이」다운 소신을 밝혔다.
「올림픽 등 국제행사와 관련된 직책을 주로 맡아왔다」는 지적에『시민생활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 서민들과의 꾸준한 대화를 정례화해 직접 살림살이의 고충을 챙기는 시장이 되겠다』며 군 출신·안기부장 역임 등 과거의 딱딱한 이미지는 이제 버려달라고 당부한다.
『서울은 워싱턴-동경-배경-모스크바를 잇는 축의 고리이자 태평양시대의 중심』이라고 전제, 국제적 위치에 걸 맞는 새 철학과 질서를 가져야한다고 강조한 그는『무엇보다도 시장을 비롯해, 공무원과 시민들이 한가족과 같은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이기주의 탈피를 위한 캠페인도 지속시키겠다고 밝혔다.
『깊이 있는 업무파악과 함께 직원들의 충언도 귀중히 경청하는 자세를 지금부터 당장 시작하겠습니다.』
야인생활 중에도 올림픽비화를 담은 책 집필, 각종 단체의 고문 등을 하며 바쁜 생활을 보낸 그는『일하러 태어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민선시장에 출마할 의향은 없나』는 질문에『우선은 행정가로서의 시장직무에 최선을 다할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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