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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쇄신·조직개편 태풍 앞 긴장감 팽배한 용산…장관 교체 작업도 착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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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전야처럼 고요하다. 복도에서 누가 걸어가면 그 소리가 그 층 전체에 울릴 정도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15일 최근 용산 분위기가 적막과 고요 그 자체라며 한 말이다. 총선 참패 후 쇄신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용산 개편 작업과 관련해 특히 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인적 쇄신의 폭을 놓고 내부 긴장감이 상당하다는 얘기였다.

앞서 총선 직후인 11일 윤 대통령은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이관섭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 전원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일제히 사의를 표명했다.

그로부터 15일까지 닷새 동안 윤 대통령은 공개 일정 없이 인적 쇄신과 조직개편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사의를 밝힌 터라 윤 대통령이 후속 인사 문제를 이들과 논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고 전했다.

용산 내부에선 조직 개편 방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언론보도를 통해 ‘시민사회수석실 폐지 검토’ 보도가 나오자 관련 수석실 근무자는 “대체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 거냐”고 토로했다. 내부적으로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가칭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됐던 민정수석실을 사정 기능만 뺀 채 되살려 민심 관련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구상에서 나온 방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후임 비서실장 발표 시기도 임박한 분위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새 비서실장 발표가 이번 주 중반쯤 있을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각지에서 답지하는 여론을 들었고 최종 결정을 앞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후임 비서실장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유력하게 검토돼왔지만, 서울대 법대에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 걸린다는 의견도 있다. 이외 호남에서 재선한 이정현 전 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국민의힘 정진석·장제원 의원,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후임 국무총리는 국회 인준이 필요한 만큼 여야에 거부감이 없는 전·현직 국회의원 중에 적합한 인물을 물색 중이라고 한다. 후보군으로는 주호영 의원, 이주영·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 호남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이 거론된다. 김한길 위원장은 비서실장 외에 총리 후보군으로도 이름이 언급된다.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선 거국 내각에 준하는 인물을 총리로 지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개각 폭도 관심사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일부 부처의 경우 장관 후보자에 대한 물밑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며 “경우에 따라선 개각 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대상 부처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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