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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기고] 유방암, 젊다고 방심 말아야…2030 환자 서구의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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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고 김지예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외과 교수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여성 암 환자 10명 중 2명이 유방암이다. 특히 폐경 전 여성의 유방암 환자 비율이 매우 낮은 서양에 비해 국내는 40대의 발생률이 가장 높다. 이들 중 20~30대 젊은 유방암 환자는 전체 환자의 약 11%를 차지한다. 서구의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40세 이전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은 암의 조직학적 등급이 높거나 공격적인 유방암 아형이 많아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한국유방암학회는 30세 이상 여성은 매달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후부턴 2년 간격으로 임상 검진, 40세 이후엔 1~2년 간격으로 임상 검진 및 유방 촬영을 권한다.

자가검진 중 갑작스럽게 유방에 멍울이 잡히거나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온 경우, 유방 피부 또는 유두가 함몰된 경우, 피부에 발적이나 습진이 나타난 경우, 겨드랑이 림프샘이 만져지는 경우 유방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가검진을 열심히 해도 1㎝ 이하의 작은 혹은 잘 만져지지 않고 젊은 여성은 유방 조직이 치밀해 증상을 자각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라도 유방암 가족력 등 위험 인자가 있으면 정밀 검진이 필요한지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유방 모양을 보존하면서 암만 제거하는 유방 부분절제술과 암이 있는 쪽의 유방을 모두 제거하는 유방 전절제술로 나뉜다. 로봇 수술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통상적인 절개 수술은 가슴 부위 피부를 절개해 눈에 띄는 상처가 남는데, 로봇 수술은 겨드랑이 아래 3~5㎝만 절개한 후 로봇팔을 삽입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의 크기가 작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

특히 젊은 환자의 경우 수술과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항호르몬 치료 외에도 가임력 보존과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 검사를 고려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방암을 진단받았을 때 추후 자녀 계획이 있는 환자는 가임력에 대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유방암 종류에 따라 장기간 항호르몬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항암 치료 시 난소 독성으로 가임력이 크게 영향받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 난자 채취 후 정자와 체외수정을 거쳐 배아를 생성해 냉동시켜 보관하는 배아 동결 보존이나 난소 보호 주사를 병행한다.

40세 이전에 진단받은 경우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를 검사한다. 건강보험공단은 BRCA1·2 유전자에 대한 돌연변이 검사를 급여 수가로 제공한다.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 보인자는 평생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60~80%, 난소암 발생 위험도가 20~40% 높다. 두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면 예방적 수술로 유방 절제, 난소 난관 절제 등 적극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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