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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1100조원 돌파, GDP 대비 50% 넘어…1인당 2179만원

중앙일보

입력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나랏빚이 11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나랏빚 비율은 50%를 넘었다.

11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는 전년(1067조4000억원)보다 5.5% 늘어난 1126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4%로 전년(49.4%)보다 1.0%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전년(2068만원)보다 2.4% 늘어난 2179만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치였다. 국가채무 총액을 통계청이 지난해 말 집계한 국내 인구 5171만2619명으로 나눈 값이다.

대규모 확장 재정 기조를 보였던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확연히 둔화하는 추세다. 앞서 국가채무는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2000억원이었는데, 퇴임 시점이 속한 2022년 1067조7000억원으로 5년간 62%나 증가했다. 2020년만 보면 전년보다 17%가량이나 불었다. 이런 흐름에 윤 정부가 브레이크를 건 것이지만, 증가세를 막지는 못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국가채무의 증가 흐름은 올해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기재부가 별도로 배포한 ‘월간 재정동향’ 4월호를 보면 국가채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앙정부 채무가 지난해 1092조5000억원에서 올해 2월 말 현재 1120조4000억원으로 2.6% 늘었다. 더욱이 지난 4·10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밝힌 정당 공약 202개의 소요 예산만 266조여원에 달하는 만큼 국가채무 증가 압력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국회 300석 중 189석을 가져갔다.

기재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7년 국가채무는 1417조6000억원까지 늘어 GDP 대비 53%를 보일 전망이다. 같은 시점 인구는 5153만명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통계청은 내다본다. 국가채무는 늘고 인구는 줄어드니 1인당 국가채무는 2751만원까지 상승할 거란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수치와 비교하면 26% 넘게 증가하는 것이다.

나랏빚이 늘어난 주요 이유는 나라살림이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사회보장성기금수지)는 87조원 적자로 예상치(58조2000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28조8000억원 더 컸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계획보다 56조4000억원 덜 걷힌 역대 최대 ‘세수 구멍’ 현상 등의 영향이다.

다만 전년(117조원 적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30조원 감소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도 -5.4%에서 -3.9%로 1.5%포인트 개선됐다. 그러나 관리재정수지를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건전재정 목표를 달성하는 건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갔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정부는 국가결산보고서를 이례적으로 4월 둘째 주 목요일인 이날 심의·의결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에는 예외 없이 매년 4월 첫째 주 화요일에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관행을 따른다면 총선 전에 처리해야 했지만, 총선 후로 미룬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정부·여당에 불리한 내용을 총선 전에 발표하면 득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계산을 해 총선 후로 처리를 미룬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 화요일이 아닌 다른 요일에 개최한 적도 있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가채무의 회계 방식은 현금주의를 따른다. 현금이 실제로 오가는 시점을 기준으로 반영한다는 이야기다. 반면 거래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반영하는 발생주의 기반의 국가부채 개념도 있다. 국가부채에는 지급시기와 금액이 확정된 게 아닌 비확정 부채(연금충당부채 등)도 포함한다. 이런 국가부채 역시 지난해 사상 최고치(2439조3000억원)를 나타냈다. 전년(2326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4.9%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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