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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기시다 “세계에 함께 힘 사용하는 동맹” 선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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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오른쪽)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은 아베 신조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과 기자회견에 이어 만찬을 함께 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오른쪽)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은 아베 신조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과 기자회견에 이어 만찬을 함께 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본을 ‘보호(protection)’하는 동맹의 시대를 끝내고, 전 세계에서 양국의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행동하고 힘을 ‘투사(projection)’하는 새로운 미·일 동맹의 시대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총리와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전면적인 글로벌 파트너’로 중대한 전환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미·일 관계는 더 높고 다른 수준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으로 과거 동맹을 마감하고, 동맹의 다음 시대를 정의했다”며 “이것은 외교, 국방, 경제 등 모든 분야의 새로운 표준이고, 일본은 상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앞으로 일본은 일본 주변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인도·태평양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로서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국의 대만 침공 등과 같은 상황에서 향후 일본 자위대가 미군과 함께 참전할 길을 연 것으로, 일본이 2차 대전 후인 1947년 승전국 미국의 지침에 따라 제정된 평화헌법 체제에서 벗어나 미국의 용인하에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 사실상 전환한다는 의미다.

회담에 앞서 공식 환영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불과 몇 세대 전 양국은 끔찍한 갈등을 겪은 적대국이었지만 이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됐다”며 “양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국방 파트너십과 인도·태평양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친구인 미국과 손을 맞잡고 10년 후 100년 후 세계의 모습을 바라보며 함께 인도·태평양과 세계의 과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미·일 동맹이라는 ‘벚꽃 유대’는 이 땅과 인도·태평양,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더 두텁고 강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70여개 달하는 항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무기 공동 개발 및 생산을 논의하는 ‘방위산업정책조정회의(military industrial council)’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의 강력한 산업 역량이 미국의 방위산업 생산의 취약한 부분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처음으로 일본에서의 전력 구조를 변화시켜 새로 생기는 (육해공 자위대의) ‘합동작전센터(joint operations center)’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연말 창설된 일본 육해공 자위대의 통합작전사령부와 주일미군사령부 간의 긴밀한 조율이 가능하도록 미·일 동맹의 지휘구조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11일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오후엔 백악관에서 사상 첫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도 한다.

◆“한·중·일 정상, 내달말 서울서 만날듯”=일본 교도통신은 10일 한국·중국·일본 3국 정상회의를 5월 26~27일 전후에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확정될 경우 3국 회의는 4년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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