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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여행 뜨고, 포항에 몰린다!”… 돌아온 유커, 달라진 여행 트렌드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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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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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방한 관광객 2000만 명 달성하나?

작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한중간 항공 노선은 지속해서 확대됐다. 일 년이 지난 지금, 문화체육관광부는 방한 관광객 2000만을 목표로 올해 예산 집행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 끝났던 지난해 해외 관광객 입국자 수(약 1100만 명)의 두 배이자, 코로나 이전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019년(약 1750만 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중국인 관광객(游客·유커) 유치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중국 본토에서 한국을 찾은 여행객은 600만 명, 전체 비중의 34%를 차지한다.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을 모두 다 합치면 무려 50%를 넘어선다. 만약 정부의 예상대로 2000만 명의 외국인 여행객이 한국에 방문하게 된다면, 700만 명은 대륙에서 온 중국 관광객이고, 1000만 명은 중국어로 대화하는 것이다.

"명동이 살아났다"... '유커' 돌아오자 공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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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끝난 직후 중국 여행 시장은 폭발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 내륙 관광지를 폭풍처럼 휩쓸고, 가까운 해외 국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23년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기간 중국의 출국 인원은 1181만 80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배 증가했다. 또 올해 신정 기간엔 517만 9000만 명이 출국해 전년 대비 4.7배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며, 코로나 터지기 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중국 여행객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내로도 몰려들었다. 올 2월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여행객은 34만 3719명으로 한중 항공노선이 막 정상화되었던 지난해 3월(7만 3360명)보다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때 공실 상권의 대명사였던 명동에서도 그들의 열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명동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50%를 웃돌았던 상가 공실률로 위기를 맞았었지만, 지난해 4분기 상가 공실률이 10%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며 서울 가두상권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포토 부스, 감성 카페' 찾아 나선 중국인 관광객

중국의 대표 여행 커뮤니티이자 숙박·액티비티 예약(OTA, 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 '마펑워' 메인화면. 마펑워(馬蜂窩)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의 대표 여행 커뮤니티이자 숙박·액티비티 예약(OTA, 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 '마펑워' 메인화면. 마펑워(馬蜂窩)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듯, 중국 여행객들을 공략하기 위해선 중국 관광객의 동향을 알아야 한다. 지난 3일 중국의 대표 여행 커뮤니티이자 숙박·액티비티 예약(OTA, 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 마펑워(馬蜂窩)는 자체 데이터 분석 시스템 ‘마펑워 북극성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중국인 관광객 동향을 공개했다.

마펑워는 1억 3000만 명의 사용자 수를 보유한, 중국 최대 여행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총 218만 개 이상의 여행 상품과 160개국 2800개 여행지에 60만 개 이상의 ‘놀이법(玩法, 여행 공략)’을 제공하고 있다.

팬데믹이 끝나자, 중국인 여행객들의 여행 방식에 다양한 변화가 찾아왔다. 코로나 이전엔 대중적인 여행지를 둘러보고 가성비 여행을 중시했다면, 이제는 대세를 따르지 않는 개인 선호에 따른 자유 여행을 추구한다. 이들의 변화는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꼽을 수 있겠다.

서귀포잠수함 관람 안내. 서귀포잠수함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서귀포잠수함 관람 안내. 서귀포잠수함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첫 번째, ‘이색 경험’이다. 중국 여행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탐험하기를 원한다. 마펑워에서 이용자의 검색어를 바탕으로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의 주요 관심사는 ‘교통, 관광명소’ 등 기본적인 여행지 관련 정보 외에도, ‘이색 관광지, 이색 체험, 새로운 놀이법’ 등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잠수함을 타고 40m 아래의 해저 세계를 탐험하는 ‘서귀포잠수함’은 마펑워 플랫폼 내에서 중국 여행객이 가장 선호하는 ‘새로운 놀이법’ TOP 6에 꼽혔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두 번째, ‘여유로운 여행’이다. 기존엔 모든 곳을 한 번에 둘러보기 위해 여행을 촘촘히 계획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엔 여유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 마펑워에서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여행을 계획하는 세 명 중 두 명은 여행 일정 사이에 공백을 두어 여유 있게 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로컬 여행'이다. 중국 여행객들은 관광객 신분이 아닌 로컬처럼 현지 라이프를 경험하길 원한다. 정보의 원천이 많아짐에 따라 과거보다 한국 로컬의 일상과 트렌드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과거엔 명동과 동대문 등 유명 관광지만 방문하는 것에 그쳤던 것에 반해, 최근엔 로컬에 스며들어 성수동, 한남동을 여행한다. 한강에서 치맥, 따릉이 여행, 조향 체험, 유명 포토 부스에서 사진 촬영, 감성 카페 탐방 등 중국 여행객들에겐 로컬처럼 여행하는 게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인천 '경원재'(왼), 부산 '광안리'(중), 포항 '스페이스 워크'(오). 한국관광공사

인천 '경원재'(왼), 부산 '광안리'(중), 포항 '스페이스 워크'(오). 한국관광공사

지방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는 한국의 문화, 자연,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어 여행객에게 어김없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고, 지방 도시는 한국 고유의 문화와 새로운 놀거리를 즐길 수 있어 중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마펑워에서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방 여행지의 검색량이 인천 446%, 부산 441%, 포항 285%, 전주 273%, 경주 258%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여행객들의 쇼핑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전통 쇼핑 명소인 명동과 동대문은 저물고, 디자이너 브랜드와 팝업 스토어가 즐비한 성수동, 이태원, 한남동, 압구정, 홍대가 새로운 쇼핑 스폿으로 부상했다. 또 국내 면세점들에 대한 선호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엔 명품, 뷰티, 건강식품 등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세금 환급 등의 혜택까지 있어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에 방문하는 중국 여행객들은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에 거주하는 고소득층 비중이 높았다. 성비는 여성 60%, 남성 40%로 여성이 주를 이뤘다. 연령층의 경우 26~35세가 48.2%로 절반 비중을 차지했고, 36~55세가 38.5%로 뒤를 이었다. 또 동행자와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여행자 42%가 친구와 함께 여행을 오고, 18.7%가 가족과 함께 여행을 왔다고 응답했다.

마펑워에서 준비 중인 'Enjoy Korea(享趣韩国)' 기획전. 마펑워(馬蜂窩)

마펑워에서 준비 중인 'Enjoy Korea(享趣韩国)' 기획전. 마펑워(馬蜂窩)

한편, 마펑워는 최근 들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펑워는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20대에서 40대의 젊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로컬 최신 트렌드와 일상, 새로운 놀거리를 전하는 대형 기획전 ‘Enjoy Korea(享趣韓國)’를 개최할 예정이다.

‘뷰티, K-POP, 스포츠, 로컬 휴가지, 힐링’ 한국 로컬 최신 트렌드와 취향을 기준으로 나눈 다섯 가지 카테고리를 통해 한국 로컬의 일상과 트렌드를 담은 홍보 영상을 제작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별, 지역별, 콘텐트 큐레이션이 아닌 찐 로컬의 트렌드를 기반으로 여행 관련 산업을 한데 모은 기획전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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