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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손맛과 똑같았다…1000개 팔린 샌드위치 만든 이 로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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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두산로보틱스가 메가커피에 공급한 협동로봇 바리스타 솔루션. 사진 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가 메가커피에 공급한 협동로봇 바리스타 솔루션. 사진 두산로보틱스

로봇이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며 음식점 서빙뿐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에서 셰프를 대신해 스테이크를 굽고 카페에서 바리스타처럼 커피를 내린다. 대기업도 산업용 로봇에 이어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로봇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 건대스타점에서 ‘협동로봇 바리스타’를 시범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 로봇은 기존 메가커피 매장 내 커피 제조 공간 구조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그라인더·반자동 커피머신과 연계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이전에 로봇 바리스타를 도입하려면 매장 내 구조를 맞춤형으로 바꿔야 했다. 이 로봇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서 다음 추출을 준비하는 연속 동작을 할 수 있어 커피 만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카페 외에도 교촌치킨·바디프랜드 등 다양한 업체와 협업해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도 순찰·보안·용접 자동화,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한 협동로봇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대기업이 협동로봇까지 손을 뻗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2023년 12억 달러(약 1조6266억원)에서 2030년 99억 달러(약 13조4194억원)로 연평균 35.1% 성장할 전망이다.

외식 업계도 인건비와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협동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bhc치킨은 최근 LG전자와 튀김로봇 공동사업 추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고온의 기름으로 장시간 조리해야 하는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면 안전하고 일관성 있게 튀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롯데리아는 올해 일부 매장에서 주방 자동화 로봇 ‘알파그릴’을 도입해 패티 조리 시간을 5분에서 1분 50초로 줄였다.

안다즈 서울 강남이 지난해 도입한 ‘인공지능(AI) 셰프 그릴 로봇’이 스테이크를 굽고 있다. 사진 안다즈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 강남이 지난해 도입한 ‘인공지능(AI) 셰프 그릴 로봇’이 스테이크를 굽고 있다. 사진 안다즈 서울 강남

간단한 조리 동작뿐 아니라 ‘맛을 살리는’ 기술도 선보인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지난해 5월 호텔 업계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셰프 그릴 로봇’을 도입했다. AI 로봇이 구운 스테이크를 넣은 샌드위치 제품은 지난해 1000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AI 로봇이 스테이크 맛을 좌우하는 마이야르 반응과 육즙 보존 요소를 분자 센서로 정확하게 분석해 셰프의 손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실외에서 스스로 배송하는 로봇, 골프장 잔디를 관리하는 로봇, 직접 타이어를 교체하는 로봇 등 다양한 협동로봇이 등장했다.

부족한 일손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 확산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서빙로봇은 한 달에 30만~50만원의 대여료를 내야 하고 치킨 등 조리 로봇은 매달 1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을 아예 구매하려면 한대당 수천만원이 넘게 든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요즘 인건비를 줄이려고 ‘테이블 오더’를 들였다가 카드 수수료가 일반 결제보다 더 나와 꺼 놓는다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며 “로봇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에 타이어 교체 로봇이 전시돼 있다. 뉴스1

지난 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에 타이어 교체 로봇이 전시돼 있다. 뉴스1

예컨대 교촌치킨은 2021년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협업해 치킨 로봇을 도입했지만, 확산 속도는 더디다. 점주를 대상으로 꾸준히 설명회를 열고 있지만, 가맹점 4곳만 로봇을 도입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로봇을 도입한 점주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고 지난해 로봇 종류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메가커피도 로봇 바리스타가 얼마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지, 점주들의 가격 부담은 어떤지 등을 조사한 후 본격 도입을 결정할 계획이다.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교수는 “아직 국내 로봇 회사들의 제품은 비싼 편인데, 단가를 낮추려면 규모의 경제가 일어나야 한다”라며 “정부가 나서서 로봇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수출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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