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전자 영업익 9.3배 뛰었다...불황 터널 나온 반도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5천700억원)보다도 많다. 매출은 71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37%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5천700억원)보다도 많다. 매출은 71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37%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기나긴 불황 터널을 뚫고 흑자 전환한 반도체 부문이 실적개선을 이끌며 시장 전망치를 20% 웃도는 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1.25% 오른 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을 기록했는데, 한 개 분기 만에 전년도 전체 영업익을 넘어선 것이다.

시장 전망치도 1조1200억원가량 상회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4756억원이었다. 1분기 잠정 매출액은 71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4.75% 늘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 원대로 회복된 건 2023년 1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반도체 불황 드디어 끝났나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이날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DS) 부문에서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1분기부터 조 단위 적자행진을 이어오다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에서만 14조 88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흑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하며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지난 4월 돌입한 감산 효과가 더해지면서 D램과 낸드 가격이 상승해 이익 폭을 키웠다.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 판매 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낸드는 22~28% 상승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최신 규격의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호조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선단 제품 수요 대응에 주력하면서 생성 AI 관련 HBM과 서버 SSD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반도체 성적표는?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반도체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미국 마이크론이 앞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더해지며 ‘반도체 봄날’이 다시 왔음이 확실시됐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감산 전략을 이어가며 탄력적인 수요 대응에 나서는 한편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요 확보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황상준 삼성전자 D램개발실장은 지난달 2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반도체 학회에서 “12단 HBM3E과 128GB DDR5 제품을 상반기에 양산해 AI 시대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부문 역시 수주 증가와 수율 개선으로 올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파운드리 사업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최대 수주 달성과 하반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질주가 올해를 거쳐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KB증권은 올 한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을 33조~37조 원대로, 내년에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21년 수준(50조 원대)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4700억원이다. 하지만 HBM 시장의 선두 주자인 만큼 회사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시장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예상 영업이익을 1조8900억 원으로 예측했다.

갤럭시 S24 흥행도 한몫

삼성전자가 새로운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 뉴스1

삼성전자가 새로운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 뉴스1

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 실적에는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 사업부의 판매 호조도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기기 안에 AI가 탑재된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을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한 갤럭시 S24 시리즈가 역대 S 시리즈 사전 예약 판매 신기록을 갈아 치우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갤럭시S24 시리즈 판매량은 출시 28일 만에 100만대 돌파했으며 사전 예약에서만 121만대를 팔아 전작 대비 약 22%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량은 5700만 대로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8%, 평균 판매단가는 340달러로 30%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이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94% 하락한 8만4500원에 마감됐다. 전날 장 중 8만55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다시 경신하다 조정 국면에 들어선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자세한 1분기 실적을 이달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