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 안귀령 싹싹하더라” VS "김재섭 곧 4대째 도봉토박이" [총선 핫플레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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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갑에서 맞붙는 안귀령(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 중앙포토

서울 도봉갑에서 맞붙는 안귀령(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 중앙포토

서울 최북단에 자리한 도봉갑은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이 내리 3선(15~17대 국회)을 지내고, 그의 부인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시 3선(19대~21대)을 지낸 민주당 텃밭이다. 국민의힘이 쉽게 넘볼 수 없던 이 지역의 기류가 최근 달라졌다. 인 의원의 불출마 선언 뒤 YTN 앵커 출신 89년생 안귀령 민주당 후보와 87년생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어 젊은 격전지로 거듭나서다.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1~2일 도봉갑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44%, 김 후보 38%로 오차범위(±4.4%포인트) 내였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2일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무선 ARS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 49%, 김 후보 40.3%로 격차는 오차범위(±4.4%포인트) 내 접전 양상이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서울 도봉갑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후보가 4일 오후 창동역 인근에서 배우 이원종씨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서울 도봉갑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후보가 4일 오후 창동역 인근에서 배우 이원종씨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안 후보 지지층은 주로 정권 심판을 이야기했다. 쌍문역에서 만난 김재선(63)씨는 “젊고 참신한 후보라 기대가 많다”며 “정책을 펼치든 정권 심판을 하든 안귀령을 뽑는 게 곧 민주당을 밀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가 있는 신일화(49)씨는 “민주당이 과연 잘할까 싶지만, 정권 심판을 하려면 200석은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나 물가에 대한 우려가 안 후보 지지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도봉구에서 20년간 거주하며 카페를 운영 중인 이경화(62)씨는 “요즘 경기가 안 좋아 손님이 없다”며 “인재근 의원이 국회에서 큰일을 했다면 젊은 안 후보는 발로 뛰면서 지역 일을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60년 넘게 도봉구에 거주한 강모씨는 “김재섭이 도봉에 오래 살고 열심히 했지만, 도매시장에서 3200원 하는 대파 한 단을 대통령이 875원이라고 하는 걸 보고 마음이 돌아섰다”고 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정숙(66) 씨는 “안 후보가 겉보기엔 깐깐할 줄 알았는데 유세 현장에서 손도 덥석덥석 잡고 싹싹하더라”고 호평했다.

22대 총선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4일 오전 쌍문역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2대 총선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4일 오전 쌍문역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 후보를 향해서는 지역 사정에 밝은 것을 장점으로 꼽는 주민이 많았다. 3대째 도봉구에 사는 토박이인 김 후보는 4년간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7살 아이 엄마인 변진영(47)씨는 “김 후보는 도봉에 오래 거주해서 시민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또 아이 육아를 위해 무엇이 절실한지 잘 알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창동 골목시장에서 떡집을 하는 송해성(62)씨는 “김 후보가 부모님, 아내 등 가족과 다 같이 선거 운동을 하고, 시장도 잊지 않고 자주 들러서 믿음이 간다”고 했다.

지역 연고가 없는 안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김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됐다. 쌍문동에 25년째 사는 박춘자(78)씨는 “국회의원을 한다면서 무슨 동인지도 모르고 선거운동을 하는데 뽑을 수 있겠나”라고 했다. 안 후보는 3월 8일 도봉구 창동 신창시장에서 선거 운동을 하던 중 “여기가 무슨 동이냐”고 묻는 상인의 말에 답변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뚝 떨어진 뜨내기 보다는 이 동네를 잘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김광호 씨, 79세)는 의견도 있었다. 임일순(28)씨는 “김 후보가 국민의힘 안에서 눈치 보지 않고 소신 있게 쓴소리를 하는 걸 보면 지역 일도 야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안 후보는 오후 3시부터 배우 이원종과 창동역 인근을 돌며 유세했다. 안 후보는 “양배추 한 통이 8000원이라는 기사까지 나온다”며 “윤 정부의 경제 폭망에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같은 날 오전 쌍문역 인근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세 차량에 올랐다. 김 후보는 “출산 예정인 제 딸이 태어나면 4대째 도봉구에 살게 된다”며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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