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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투표 외면하면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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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부산 영도구를 방문, 박영미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부산 영도구를 방문, 박영미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부산과 울산, 대구를 잇달아 찾아 “윤석열 정권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서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영남권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이 대표는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며 정권심판을 위한 사전투표도 독려했다.

부산 영도구에서 첫 유세 일정을 시작한 이 대표는 부산을 ‘민주화의 성지’라고 치켜세웠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졌을 때 언제나 제일 선두에서 나라를 구한 곳 아니냐”며 “이번에도 그 자부심으로 나라를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경험하지 않았느냐. 단 0.73%(포인트) 차이로 이 나라 운명이 갈렸다”며 지난 대선 결과를 상기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4일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22대 총선 부산지역 출마자 지원유세에 참석해 투표 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4일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22대 총선 부산지역 출마자 지원유세에 참석해 투표 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전날 경남 창원에 이어 부산 서면에서 유세를 마친 이 대표는 부산에서 1박을 한 뒤 4일에도 부산에서만 5개의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유세 현장에 도착한 이 대표에게 사회자가 “후보님 숨 돌릴 틈이라도 드리자”고 하자 이 대표는 “시간이 없다”며 마이크를 직접 뺏어 곧바로 유세 연설을 시작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를 훑은 이 대표는 유세 연설에서 “희망과 미래가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선 이 정부가 3년이나 남은 기간 잘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윤석열 정권에 여전히 기대를 가지고 계신 분들께서도 현 정권이 성공하기 위해서 이번 선거에서 경종을 울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부산 서면에서 현 정권을 “독재 정권”이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빗댄 것에 비하면 한층 톤이 누그러졌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지지층이 두터운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이 대표가 약간의 톤 조절을 통해 중도층 민심 공략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현장에 모인 대구 시민을 향해 “대구가 가진 저항정신, 구국정신이 반드시 깨어날 것으로 믿는다”며 “윤석열 정권을 지지할지라도 최소한 이번 총선에서 경고는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권 심판론’에 대한 고삐는 놓지 않았다. 이 대표는 울산 남구 유세에서 “여러분 국민이 낸 세금으로 고속도로 만들었더니 노선을 바꿔서 누군가의 땅 근처로 지나가게 만드는 일도 벌이지 않았느냐”며 김건희 여사의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다시 꺼냈고, 지지자들은 연신 “심판하자”고 외쳤다. 기장에선 최택용 후보가 “윤석열 정권을 대파하자”라며 기장 특산물인 쪽파를 건네자 이 대표는 “이건 한 뿌리의 20원쯤 하나요?”라며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비꼬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수영구를 찾은 4일 오후 선거 운동원들이 유동철 후보와 장예찬 후보의 홍보 피켓을 나란히 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수영구를 찾은 4일 오후 선거 운동원들이 유동철 후보와 장예찬 후보의 홍보 피켓을 나란히 들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수영구에선 장예찬 무소속 후보와 신경전도 벌어졌다. 유동철 후보 유세를 위해 찾은 수영역 인근 교차로에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와 장 후보의 유세 차량이 한곳에 모여 일대 소란이 인 것이다. 이 대표가 유세 연설을 시작하자 장 후보는 마이크를 들고 “여기 와서 사과하라”고 연신 외쳤고,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연설을 중간에 멈추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장 후보를 겨냥해 “저게 장예찬 후보의 품격 같다”면서 “결국 정연욱 후보에 굴복해서 선거를 포기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맞섰다.

5~6일 진행되는 사전투표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도 이어졌다. 부산역 앞 광장에서 열린 사전투표 독려 퍼포먼스에선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불편한 집단들이 있다”면서 “내일과 모레 반드시 사전 투표에 참여하고 남은 기간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분들을 설득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18개)·울산(6개)·경남(16개) 총 40개 지역구에서 7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 대표는 “(전국) 50개 지역구가 박빙”이라며 “이곳에서 만약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하고 국민의힘이 승리해 국회 과반수를 차지했을 경우 생길 끔찍한 미래를 상상해보라”고 지지층의 막판 결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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