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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GS, 사우디서 9.8조원 공사 따냈다…K건설 중동훈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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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내 건설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 4번’ 공사를 수주했다고 3일 밝혔다. 수주액은 60억7000만 달러(약 8조1800억원)로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GS건설도 같은 공사의 ‘2번 패키지’를 수주했다. 공사액은 12억2000만 달러(1조6400억원)다.

두 회사의 수주액을 합치면 72억9000만 달러(9조82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총 해외 수주액(333억 달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간 한국이 수주한 건을 통틀어도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2009년·191억 달러),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2012년·77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은 유전 지역 공단 내에서 운영 중인 기존 가스플랜트의 용량 확대를 위해 발주된 공사다. 삼성E&A가 수주한 것은 가스 처리시설을 건설하는 패키지 1번(18억9000만 달러)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패키지 4번(41억8000만 달러)이다. 삼성E&A는 현재 사우디에서 아람코가 발주한 우나이자 가스 저장(2019년 수주), 자푸라 가스 처리 프로젝트(2021년)를 수행하고 있다.

GS건설은 2번 패키지의 황회수 처리시설(하루 800t 규모)을 짓는다. 가스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황을 포집하고 재활용하는 친환경 고도화 설비다.

대통령실은 이날 수주에 대해 “올해 들어 이달 2일까지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61억1000만 달러의 2배를 넘은 127억2000만 달러에 달하게 된다”며 “한국-사우디 정상 외교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원팀 코리아’를 구성하는 등 정부가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사우디 대형 공사 수주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6월 현대건설이 사우디에서 50억 달러(6조74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아미랄 프로젝트)을 수주했고, 10월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자푸라 2단계 가스플랜트(24억 달러·3조2300억원) 공사를 따냈다.

사우디에서 잇따른 수주 잭팟이 터지면서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사우디가 투자금 5000억 달러(65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쿠웨이트·카타르 등도 탈(脫)석유 및 산업 다각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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