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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옷' 입은 방청객 소란에…유동규 "모멸감 느꼈다" 호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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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의 죄를 폭로한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의 죄를 폭로한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2일 '대장동' 재판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 옷을 입은 방청객이 소란을 피워 차질을 빚었다. 유 전 본부장은 "개딸(개혁의딸)로 보이는 사람들이 내가 지나갈 때마다 온갖 욕설을 하는 등 모멸감을 느낄 상황을 많이 맞이하고 있다"며 불만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는 이날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공판 기일을 열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피고인측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파란 외투를 입은 방청객들이 다수 입정해 재판을 방청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이 "(검찰에서) 이재명에게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소개하거나 추천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한 사실이 있냐"고 질문하자 유 전 본부장은 "옛날에는 다 그렇게 대답했다. 내가 이재명 거를 다 가려주려고"라고 말했다.

답변 과정에서 파란 옷의 남성 방청객이 "목소리 낮춰"라며 유 전 본부장을 향해 소리쳤고, 재판부는 남성에 퇴정을 요청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개딸로 보이는 사람들이 내가 지나갈 때마다 온갖 욕설을 하는 등 모멸감을 느낄 상황을 많이 맞이하고 있다"며 "나는 이 법정에서 사실을 이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내가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서 그렇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감옥에 있는 것이 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재판 과정 중에 일어난 일이나 녹취록이 댓글 등에 편집돼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재판은 누구에게나 공개된다"며 일축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재차 "이재명에 불리한 증언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오전 신문은 방청객의 방해로 중단된 뒤 휴정으로 이어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 출석한 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13일인데 그중 3일간을 법정에 출석하게 됐다"며 "금같이 귀한 시간이고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에 제1야당의 대표로서 이렇게 선거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재판을 중단하라"고 외치면서 지지를 보냈다.

이 대표는 총선 하루 전날인 오는 9일에도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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