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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카레 이어 김혜수짜장 낸 샘표…'소스'로 외식·배달에 도전

중앙일보

입력

김선겸 샘표 우리맛연구팀 연구원이 차오차이 소스를 활용해 '몽골리안 비프' 만들기를 시연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김선겸 샘표 우리맛연구팀 연구원이 차오차이 소스를 활용해 '몽골리안 비프' 만들기를 시연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전국 2만 개가 넘는 ‘중국집’을 라이벌로 삼은 기업이 있다. ‘중화 미식’을 컨셉으로 ‘차오차이’라는 브랜드를 내놓은 샘표다. 특제짜장소스, 동파육볶음소스, 마라샹궈소스 등 11개 요리 소스와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짜장, 마파두부, 마라샹궈 등 8종 렌지업 제품을 내놓은 샘표는 간편 소스로 ‘중식의 집밥화’에 나선다.

간편 소스 시장은 코로나19와 고물가 덕을 보며 성장했다. 집밥 수요는 늘었지만 모든 식재료를 구비해 맛을 내기는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을 공략한 것. 업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간편 양념·소스 시장은 약 70억원 규모다. 2019년 오뚜기가 내놓은 한식 간편 소스 ‘오늘밥상’ 매출은 3년간 연평균 10.2% 늘었고, 제육볶음 등 육류 양념 매출은 47% 넘게 성장했다. 같은 해 나온 대상 청정원의 ‘요리한수’도 떡볶이·찌개·조림 등 한식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 중이다.

간편 소스 미개척지 ‘중식’ 노리는 차오차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샘표의 무기는 두 가지. 먼저 ‘중식 블루오션 공략’이다. 기존 소스들이 한식과 스파게티 중심의 서양식에 치중했다면, 차오차이는 중식의 기본인 짜장과 동파육, 고추잡채, 훠궈용 소스를 선보인다. 서동순 샘표 마케팅총괄본부장은 “‘동파육을 어떻게 집에서 만들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삼겹살 구워 소스만 넣으면 된다고 알려주는 게 차오차이”라며 “간편 소스 시장의 새 시장을 창출하겠다”라고 말했다.

샘표는 '차오차이'라는 브랜드로 중화 미식을 간편히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요리소스 11종과 전자레인지용 제품 8종을 출시했다. 사진 샘표

샘표는 '차오차이'라는 브랜드로 중화 미식을 간편히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요리소스 11종과 전자레인지용 제품 8종을 출시했다. 사진 샘표

두 번째는 ‘샘표 지우기’다. 차오차이 제품 포장에 샘표 로고를 전혀 넣지 않았다. ‘간장 회사’ 이미지가 ‘장류 외’ 시장 진출엔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 2021년 인도·태국식 카레 간편식 ‘티아시아커리’를 내놓거나 2003년 파스타 소스와 드레싱 등 서양식 소스를 출시하며 ‘폰타나’를 내세우며 이 전략의 효과는 검증됐다. 여기에 ‘전지현 카레’ ‘다니엘 헤니 파스타’처럼 스타 모델로 소비자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줬다. 차오차이의 모델은 배우 김혜수다. 샘표는 이같은 시도로 꾸준히 장류 이외 매출을 늘려왔다. 2022년 샘표 매출(3711억원) 중 50.3%가 장류가 아닌 제품에서 나온 이후, 이 비율은 지난해에도 유지됐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중식=배달’ 넘을 수 있을까

다만 샘표의 계획대로 ‘중식의 집밥화’가 확산하려면 과제가 적지 않다. 소비자들에게 중식은 배달이나 외식 메뉴로 익숙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음식점업 조직형태별 사업체 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중식당은 2만9566곳으로 한식당 다음으로 많았다. 중식은 손질할 재료가 많고 조리법이 어려워 배달하거나 사먹는 게 일반적이다.

가격 경쟁력도 문제다. 차오차이 짜장 소스 경우 대형마트 기준 3490원(2~3인분)이다. 여기에 양파, 돼지고기, 애호박 등 짜장 기본 재료를 추가해 소비자가 직접 조리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생필품 장바구니 가격(3월 넷째 주) 기준 차오차이 짜장 조리에 필요한 재룟값은 양파(300g·1012원), 돼지고기(삼겹살 150g·4606원), 애호박(1/4개·802원)으로 재료를 구비하는 데만 1만원 가까이 든다. 면은 별도다. 짜장면 외식 가격(서울 7069원)과 비교시 직접 해먹을 때 드는 재료비가 적지 않다. 서동순 본부장은 “기존 짜장 제품이 한 끼 때우기 좋은 용이었다면 차오차이는 중화 미식을 집에서 제대로 즐기자는 프리미엄 제품”이라며 “두반장, 굴소스 등 사용한 재료와 향신료의 품질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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