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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비, 정부지원금 외에도 공립 5만원·사립 22만원 더 쓴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등원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등원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유치원 학부모들이 정부 지원금 외에도 유치원에 추가로 내는 교육비로 월평균 17만원 이상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립 유치원 학부모 중에선 월평균 85만원을 추가로 내는 사례도 있었다.

유아 공교육비 첫 조사…영유, 학원 등 사교육비는 제외 

1일 녹색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유아교육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21년 유아교육법이 개정되며 5년 단위 실태조사를 하기로 한 뒤 실시된 첫 본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일종의 ‘유아 공교육비’ 조사로, 영어 유치원·학원 등 유아 사교육비는 통계에서 제외됐다. 전국 2041개 유치원과 교사 2000명, 학부모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 학부모들은 정부 지원금 외에도 유치원에 월평균 17만 2000원을 추가 교육비로 사용했다. 추가 교육비는 영어·체육·수리 등 유치원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특성화 프로그램에 부모가 별도로 지출하는 비용이다. 정부는 2023년 기준 3~5세 유아교육을 위해 공립 유치원생은 월 15만원(누리과정비 10만원+방과후과정비 5만원), 사립 유치원생은 월 35만원(누리과정비 28만원+방과후과정비 7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학원비보다 훨씬 저렴…유치원 방과후 과정 확대 원해” 

유치용 이용 부담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대체로 ‘적당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용 이용 비용 부담 정도를 5점 척도(5점 매우 부담됨, 1점 전혀 부담되지 않음)로 물은 결과 평균 2.3점으로 조사됐다.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38.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적당함’(33.0%)였다. 조사 대상 학부모의 80.5%는 “양질의 교육을 위해선 교육비를 추가 지출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더 낼 수 있다고 답한 평균 추가 교육비는 14만 6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립유치원생 학부모 김모씨는 “사설 학원비에 비하면 유치원 방과 후 프로그램들은 매우 저렴하고, 교육 질도 좋은 편”이라며 “아이한테 도움 되는 프로그램이 더 많이 늘어난다면 학원 대신 유치원 프로그램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금 유치원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을 묻는 질문에 ‘방과 후 과정 확대’(21.3%)와 ‘교육내용 다양화’(19.1%)를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교육비 인하’는 8.2%로 비교적 적은 수준이었다. 실태조사 결과 방과 후 특성화 프로그램 중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여(66.6%)하는 체육은 월 추가 교육비가 1만 5000원이며, 가장 비싼 영어도 월평균 부담금이 월 3만 9600원으로 학원에 비해 비교적 낮았다.

첫 등원 3.6세…9시 등원해 4시 넘어 하원

공립과 사립 유치원 간 추가 교육비 지출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은 월평균 5만 2000원, 사립은 월평균 22만 4000원을 추가 교육비로 유치원에 냈다. 사립 유치원의 경우 월 추가 교육비로 85만원을 지출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사립유치원의 공립에 비해 추가 교육비 지출 요구가 더 많아 일부 학부모의 경우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정부 재정이나 국고를 통해 누리과정 지원금을 꾸준히 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한편 유치원에 처음 등원하기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3.6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원시간은 평균 오전 9시 2분이었고, 하원 시간은 평균 오후 4시 17분이었다. 외벌이 가구 자녀는 평균 오후 3시 54분, 맞벌이 가구 자녀는 오후 4시 28분에 하원해 외벌이 가구 자녀가 34분 일찍 집에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유치원 이용 비용 지원과 더불어 양질의 교육을 위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양질의 프로그램을 가까운 유치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유치원에서 충분한 초등 연계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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