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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기고] 일교차 큰 초봄, 가슴 두근거린다면 심장질환 체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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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진무년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밤낮으로 일교차가 큰 초봄이다. 이럴 때는 급격한 기온 변화에 따른 심장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우리 몸은 심장의 활동으로 혈액이 전신을 순환하게 돼 있는데, 심장에 문제가 생겨 혈전(피떡)이 생기면 몸속 주요 장기의 혈관이 막힐 우려가 있다. 특히 뇌혈관이 막히면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로 ‘천의 얼굴’이라 불릴 만큼 그 종류와 증상이 다양하다. 성인의 정상 심장 박동은 보통 1분에 60회에서 100회 미만으로 규칙적으로 뛰는데, 부정맥일 때는 심장 박동이 정상 범주를 벗어나게 된다.

가장 흔한 부정맥 중 하나는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에서 ‘세동’은 한자로 쓰면 ‘細動’으로 우리말로는 잔떨림을 의미한다. 심방세동으로 인해 심방이 정상적으로 이완, 수축하지 않고 미세하게 떨면 심방 안의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정체된다. 이로 인해 피가 굳어 혈전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게다가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거나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방세동인지 모르고 살다가 뇌경색이나 심부전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해 뒤늦게 심방세동의 존재를 알게 되는 환자도 적잖다.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노화 연관 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에게서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따라서 60세 이상에 가슴이 불편하거나 두근거림이 느껴진다면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방세동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과 당뇨 같은 질환이 있다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본인이 직접 손목 동맥의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지 않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도 건강 유지에 도움된다.

심방세동으로 진단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혈전 발생 위험도를 평가해 피가 굳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제를 복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또 증상이나 동반 심장 질환, 심 기능을 토대로 항부정맥제나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지 않도록 막는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만일 약물치료로 심방세동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시술을 통한 치료가 이뤄진다. 이 경우 전극도자절제술 또는 냉각풍선절제술처럼 허벅지 정맥 혈관을 통해 심장으로 관을 넣고, 부정맥 발생 부위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 연결을 차단하는 경피적 중재 시술을 한다.

부정맥은 무엇보다 조기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적절한 신체 활동이 필요하다. 빠르게 걷기와 가벼운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숨이 약간 차면서 땀이 조금 나는 수준의 중등도 강도 운동을 30분 이상, 주 5회 넘게 하길 권장한다. 또 갑작스럽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넘어가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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