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패트리엇 이어 살상 능력 전투기도 수출..."안보정책 대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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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미국에 수출하기로 한 데 이어 영국·이탈리아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의 제3국 수출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의 수출을 제한해왔던 방침을 대폭 해제하는 것으로 '일본 안보정책의 대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 상상도. 사진 방위성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 상상도. 사진 방위성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차세대 전투기 수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무기 수출과 관련한 규정을 담은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 지침을 개정했다.

일본은 1960년대 이후 헌법 9조의 '평화주의'에 근거해 사실상 무기 금수 정책을 펴 오다 군사력 강화를 주장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들어서면서 무기 수출이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2014년 제정한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으로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무기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 지침 개정을 통해 조금씩 수출 대상과 범위를 넓혀왔다.

방공 레이더 및 통신용 안테나 등 비살상용 무기 수출에 이어 지난해 12월 운용 지침을 개정해 일본에서 생산하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미국에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이번에 살상 능력이 강한 전투기 수출까지 허용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지지통신은 이번 전투기 수출 허용에 대해 "무기의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안전보장 정책의 대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수출이 허용된 전투기는 일본·영국·이탈리아가 2035년까지 함께 개발하는 차세대 기종이다. 그동안의 운용 지침에서는 타국과 공동 개발한 무기의 경우 공동 개발국에만 수출이 가능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지침 개정에서 차세대 전투기의 제3국 수출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으려 했다가 연립 여당인 공명당 내에서 신중론이 나오면서 일단 보류했다.

따라서 이번에 이를 허용하면서도 여러 제한 조건을 두기는 했다. 차세대 전투기 수출 대상국은 일본과 방위 장비·기술 이전 협정을 맺은 국가로 제한하고, 현재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나라는 제외하기로 했다. 방위 장비·기술 이전협정을 일본과 체결한 국가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호주·인도·싱가포르·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아랍에미리트(UAE) 15개국이다.

또 향후 차세대 전투기를 수출할 때마다 개별적으로 안건을 심사해 각의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국, 이탈리아 양국과 동등하게 (전투기 생산에) 공헌할 수 있는 입장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엄격한 (수출) 결정 과정을 통해 평화국가로서 기본 이념을 계속해서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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