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격화…임종윤⋅종훈 사장 해임

중앙일보

입력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한미약품 그룹과 OCI홀딩스 통합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한미약품 그룹과 OCI홀딩스 통합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주주총회를 앞두고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25일 한미약품그룹은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두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으며,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지속해 이들을 해임한다”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이 오랜 기간 개인 사업인 ‘디엑스앤브이엑스’를 운영하며 회사 업무에 소홀했다는 점도 해임의 사유 중 하나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사장의 해임 결정 전까지) 모친 송영숙 회장이 오랫동안 숙고하고 기회를 주며 지금까지 기다렸다고 보는 게 맞다”며 “주총을 앞두고 내부에 일어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형제 측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한미그룹의 이사회는 대주주, 즉 가족 구성원 최대 4명이 이사회에 함께 하게 된다”며 “이 모습이 한미약품그룹이 상장회사로서 가져야할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모습인지 궁금하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역행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오른쪽)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CI홀딩스 통합 관련 한미사이언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3.25/뉴스1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오른쪽)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CI홀딩스 통합 관련 한미사이언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3.25/뉴스1

임주현 사장은 “지금까지 무담보로 오빠(임종윤)에게 빌려준 채 돌려받지 못했던 266억원을 즉시 상환할 것을 촉구한다”며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빠와 동생(임종훈)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프리미엄과 함께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형제들에게 3년간 대주주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하고 상속세 납부에 관한 구체적 계획과 자금 출처 밝히라고 요구했다.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을 추진 중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한미 지분을) 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한미사이언스 지분 획득시 3년간 처분을 금지하는 방안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OCI는 예전에 없던 사업을 일으켜 세계적 사업으로 키워가는 DNA가 있다. 준비된 경영자인 임주현 사장을 파트너로 결정했다”며 “현명한 주주분들의 판단을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임종윤 사장

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임종윤 사장

이에 대해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에 대한 그 어떤 매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주요 주주들 몰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OCI에 넘긴 상황에서 맥락 없는 제안을 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또 “갑작스러운 사장 해임 역시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일단 며칠 남지 않은 주총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평가원은 “OCI와의 통합 계약의 절차적 정당성이 떨어지고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경영 능력도 의문”이라며 형제 측 주주제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또 다른 국내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OCI와의 통합으로 상속세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통합을 추진하는 한미약품 측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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