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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없이 다 죽여" 불 질러 관객 몰았다…러 테러 충격의 장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소 133명이 사망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청 공연장 테러와 관련, 테러리스트들이 관객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총격을 가하기 위해 비상계단 옆에 불을 지르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테러 사건이 발생한 크로커스 시청 공연장의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테러 사건이 발생한 크로커스 시청 공연장의 모습. EPA=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테러 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으로 주장하는 이슬람 국가(IS)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통신사 아마크를 통해 테러가 벌어질 당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새롭게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테러리스트들이 직접 찍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은 크로커스 시청 로비에서 콘서트 관람객들을 쫓아다니며 근거리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수많은 이들이 총탄에 쓰러졌다. 한 총격범이 다른 총격범에게 “자비를 베풀지 말고 죽여라”고 말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앞서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테러 직후 자신들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가디언이 보도한 아마크의 영상이 기존에 공개한 것과 같은 영상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측에서 IS의 주장을 무시한 채 우크라이나 관련설을 부각하는 조짐이 이어지자 증거 격으로 추가 영상을 공개한 것일 수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했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가디언은 “총기난사범들이 콘서트홀에 들이닥치고 군중 사이에서 방화를 저지르고 빠져나간 방법과 관련해 새로운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총격범들은 비상계단 옆에 불을 질렀는데, 이는 군중을 로비 중앙으로 몰아넣어 피해를 키우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이들이 관객들을 ‘살상 구역(killing zone)’으로 몰았다며 “테러 공격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거 후 취조받는 모스크바 테러 용의자 샴숫딘 파리둔(왼쪽), 라자브 알리자데흐. 마르가리타 시모냔 텔레그램 캡처

검거 후 취조받는 모스크바 테러 용의자 샴숫딘 파리둔(왼쪽), 라자브 알리자데흐. 마르가리타 시모냔 텔레그램 캡처

한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도주 중인 용의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들이 심문 중 고문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러시아 블로거들이 유포한 영상 중 하나에는 보안군이 심문 중인 용의자를 총기로 구타하고 발로 차는 장면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신체 일부를 훼손하는 등 가혹행위를 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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