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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00명 증원 확고”…의대 교수들 “25일 사직서 제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한 달째를 맞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앞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나란히 길을 건너고 있다. [뉴스1]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한 달째를 맞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앞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나란히 길을 건너고 있다. [뉴스1]

“모든 의제는 오픈돼 있다”는 정부 측 메시지가 18일 전해졌다.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 대화의 여지가 보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양측이 의과대학 증원 2000명이라는 핵심 의제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정부가 증원 규모를 못 줄인다는 입장을 접어야 대화의 장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 의제에 대해 저희는 오픈돼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어 “2000명 증원을 왜 결정했는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갖고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는 의미”라며 “의료계에서 350명, 500명을 말하는데 왜 그런지 근거를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2000명에 대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 차관은 장 수석 발언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의료계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한다면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대답했다. 다만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모든 논제를 대화할 수 있지만, 2000명 증원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2000명 증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료진 격려차 이날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증원을 오랜 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역대 정부들이 엄두를 내지 못해 너무 늦어버렸다”며 “증원 수를 조정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할 수 없다고 고수하지 마시고, 미래를 내다보고 후배들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일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던 교수 사회는 이날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며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에게)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넘어간 것, 특히 사직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전공의들과) 제대로 소통해 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의대 교수 사직 예고와 관련해선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 온 교수직을 던지는 것인데 오죽하면 그러겠나”라며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25일까지 교수들의 사직서를 받아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 이날 긴급 회의를 연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25일까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에서 빅5 병원장들과 간담회를 열어 “전공의들이 조속히 병원으로 복귀하고 교수들이 집단사직에 나서지 않게 해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조 장관은 이와 함께 “병원에 근무하는 젊은 의사들과 직접 대화할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병원장들에게 요청했다. 조 장관은 19일에는 국립대 병원장들과 회동한다.

한편, 정부는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를 이끄는 김택우 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 등 2명에게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데 따른 행정처분 대상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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