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박용진 죽이기, 노무현 비하까지 옹호
국민의힘도 조수연 ‘일제옹호’ 논란 해결 안 돼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북을 공천은 이재명식 정치 보복의 결정판이다. 강북을의 현역인 박용진 의원은 의원 평가 하위 10%에 포함돼 ‘경선 득표 30% 감산’이라는 페널티를 받고 경선을 치렀다. 박 의원이 2022년 당 대표 경선 때 이 대표를 날카롭게 공격한 게 화근이었다. 당시 이 대표는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 안 하는 당을 확실히 만들겠다”며 짐짓 통 큰 모습을 보였으나 속내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박 의원은 2차 경선까진 진출했지만 결국 페널티를 극복하지 못하고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그런데 정 전 의원이 과거 막말 논란에 휩싸여 공천이 취소되자 경선 2위였던 박 의원에게 후보를 물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승부가 났는데 우승 후보가 문제 됐다고 해서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지는 않는다”며 재경선을 선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선 경선에서 이긴 손훈모 후보가 경선 부정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공천을 취소하고, 2등이었던 김문수 후보를 공천자로 결정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 대표의 특보를 맡은 친명계다.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선 차점자가 승자가 됐는데 강북을은 그렇게 안 하는 이유가 너무나 뻔하지 않은가.
강북을의 재경선 룰은 더욱 기가 막힌다. 강북을 후보를 뽑는 것인데도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와 강북을 권리당원 30%를 합산하는 방식을 동원했다. 박 의원의 지역 조직력을 무력화한 것이다. 또 박 의원의 30% 감산 페널티는 그대로고, 상대 조수진 후보는 여성·신인 가산 혜택 25%를 받는다. 이러니 해도 너무 한 보복이라는 얘기가 안 나올 수 없다.
경기 안산갑에서 공천을 받은 양문석 후보는 과거 칼럼에서 “노무현은 불량품”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등의 막말이 드러나 친노·친문계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가 말했어도 문제될 발언인데, 민주당 후보라니 후보 교체론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돌연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며 양 후보를 감싼다. 양 후보는 이곳의 현역인 전해철 의원을 잡기 위해 꽂은 친명계 ‘자객’이기 때문이다. 전 의원은 이 대표와 세상이 다 아는 견원지간이다. 이 대표가 이렇게까지 무리를 하는 건 현재 판세가 유리하다고 보는 자만 때문이겠지만 민심은 이 같은 전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막말과 관련해선 국민의힘도 자유롭지 않다. 장예찬(부산 수영)·도태우(대구 중-남)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지만, 조수연(대전 서갑) 후보의 ‘일제옹호’ 발언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겸손한 정당이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 마련인 게 총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