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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실패한 불량품’ 양문석 사퇴 거부…친노·친문 “당 정체성 파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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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양문석

양문석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한 양문석(경기 안산갑·사진) 후보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커지고 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양 후보가 “워낙 제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김부겸 선대위원장은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것은 당신밖에 없다. 여기서 뭐 새로운 게 나오면 우리도 보호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전날 양 후보 공천을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낸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양 후보는 “양문석이 이대로 계속 가야 되는지, 멈춰야 되는지 전 당원 투표를 당이 결정해 준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는 안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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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후보는 과거 “매국질”(2007년), “실패한 불량품”(2008년) 등의 말로 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칼럼을 썼다. 지난해 출마 선언문에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썼다가 중징계를 받았지만 검증을 통과해 안산갑 경선에서 득표율 20% 감산 대상인 전해철 의원을 이겼다.

친노·친문 인사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가슴 깊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기가 어렵다”(윤건영 의원), “김대중·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정세균 전 총리) 등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했다”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며 양 후보를 두둔 중이다. 이해찬 위원장도 “선거 때는 그런 것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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