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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태극기에 손하트 사진 올렸다... "도쿄의 신(新)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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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선수. 1주일 뒤 서울에서 경기를 펼친다.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 선수. 1주일 뒤 서울에서 경기를 펼친다. AP=연합뉴스

세계적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13일 오전 태극기와 함께 손가락 하트를 하는 그의 사진이 올라왔다. 꼭 1주일 앞으로 다가온,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인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을 염두에 둔 사진이다. 소속팀 LA다저스 계정도 태그했다.

오타니의 실력 및 인성에 이의를 제기할 인물은 찾기 어렵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땐 "영어도 못 하는 아시아 선수가 무슨 메이저리그의 얼굴이 되느냐"(ESPN 스포츠 평론가, 스티븐 스미스)는 비판도 나왔다. 오타니는 실력으로 비판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타자이면서 투수로 발군의 실력을 보였고, "베이브 루스를 떠올리게 한다"(NBC)라는 찬사는 이미 뉴스가 아니다.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사진. 출처 및 저작권 Shohei Ohtani Instagram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사진. 출처 및 저작권 Shohei Ohtani Instagram

'오타니 효과'라는 말도 미국 야구계에 돈다. NBC가 메이저리그의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오타니가 투수 마운드에 오르는 경기는 2022년엔 약 2000장, 지난해엔 약 3000장 이상의 티켓이 더 팔려나갔다. 그의 이번 서울 경기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일본 방송국 FNN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오타니 경기에 맞춰 방한할 수 있다"는 오보까지 냈다.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선수가 오는 게 아니라, 그 반대라는 것이 오타니라는 인물이 가진 위상의 증거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우승이 목표"라며 팀을 옮기고, 결혼 사실을 지난달 발표하면서 그의 주가는 더 올랐다. 그런 그와의 인터뷰에 눈독을 들이는 건 모든 기자의 꿈. 그 중 오타니가 낙점한 매체가 있으니, 남성 잡지 GQ 일본판이다. GQ 일본판은 이주 발행된 4월호 표지에 오타니 사진을 싣고 "독점! 오타니 쇼헤이와의 60분"이라는 글을 달았다. 이번 잡지의 주제인 "도쿄의 신(新) 신사들의 초상"이라는 문구도 게재했다.

오타니 쇼헤이 인터뷰를 게재한 GQ 일본 4월호 사진. 전수진 기자

오타니 쇼헤이 인터뷰를 게재한 GQ 일본 4월호 사진. 전수진 기자

오타니가 GQ 일본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그가 광고모델인 패션 브랜드의 홍보와도 연계됐을 가능성이 크다. GQ 일본의 기사는 "오타니 선수는 OO 모자를 쓰고 '안녕하세요,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며 등장했다"고 시작한다.  총 6쪽에 달하는 오타니와의 인터뷰 중 실제 기사는 모두 2쪽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오타니다. 길지 않은 기사에서도 자신의 포부와 계획을 신중히 언급했다. GQ 일본판이 붙인 기사 제목은 "오타니의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이다.

오타니 쇼헤이 선수는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 선수는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AP=연합뉴스

40대의 모습을 묻는 말에 그는 "글쎄요, 그때도 가능하다면 현역으로 왕성히 활약하고 있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기대치를 설정하고,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연습을 계속해나가는 모습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뜨거운 주목을 받은 그의 부인의 정체에 대해선 역시 일언반구 없다. 대신 반려견 데코핀('딱밤이'라는 뜻)을 안고 미소 짓는 사진은 게재됐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결혼 사실을 알릴 때도 그는 데코핀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일본 도쿄 미국대사관에서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로부터 반려견 데코핀의 비자 패널을 받고 있다. 이매뉴얼 대사 소셜미디어 캡처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일본 도쿄 미국대사관에서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로부터 반려견 데코핀의 비자 패널을 받고 있다. 이매뉴얼 대사 소셜미디어 캡처

오타니는 GQ 일본에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취미와 같은 느낌으로 일관되게 해왔다"며 "처음은 단순히 캐치볼이 재미있어서, 빨리 주말이 돼 야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완전히 놀이의 감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 시합에 이긴다든가, 홈런을 쳤다던가 등의 즐거움이 더해져서 더더욱 연습을 하는 것이 성과로 이어지는 기쁨을 알게 됐다"며 "그런 즐거움, 기쁨을 쌓고 쌓아 오늘이 있다"고 말했다.

부담감은 없을까. 그는 "책임을 완수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역시, 야구를 하는 즐거움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는 즐거움 역시 바닥엔 깔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GQ 일본은 "아마도 오타니 쇼헤이는 100년 후에도 전설로 남을 것"이라며 "그 전설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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