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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시간 근무를 당연하게 치부…전공의 이탈엔 교수들도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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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공의들이 (현장을) 벗어난 상황에 대해 교수들이 책임을 느끼고 있어요.”

김충기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8일 공개된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 작성자 중 한 명이다. 8개 수련병원 소속 교수 16명이 실명으로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을 비판했다. 현재 온라인 연대서명을 받고 있는데 7000명 넘는 의사들이 동참의 뜻을 밝혔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문답.

선언문은 어떻게 작성하게 됐나.
“혼자 한 건 아니고 같이 했다. 16명이 내용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갔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들을 문장 하나, 단어 하나 세심하게 고쳤다.”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종합대책)를 어떻게 보나.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이야기는 환영할 일인데, 전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비난하고 있다. 왜 이렇게 엇나가게 됐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의대 정원 2000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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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은 어떻게 보나.
“교수들 사이에 자기반성이 있다. 굉장히 큰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 (전공의들이) 80시간 이상 환자를 보는 것을 우리도 다 경험했지만, 그게 당연하다고 치부해 온 부분들이 있다.”
국민의 시선을 어떻게 느끼나.
“교수사회가 이런 상황에 대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조금 더 사회와 잘 대화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의료계에 대해 가지는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불친절부터 3분 진료까지 다양하다.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이번 계기로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바람직한 의료의 방향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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