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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 밟은 中 쇼핑 플랫폼 '쉬인'...그 이면은?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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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인(SHEIN)

쉬인(SHEIN)

지난 몇 년간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준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SHEIN, 希音).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쉬인의 2023년 영업이익은 25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를 기록하며 2019년에 비해 18배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여줬고, 2023년 첫 3분기 매출은 240억 달러(약 31조 6000억 원)를 돌파해 패스트패션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패션: 패스트패션이란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따라 값싸고 대량 생산되는 의류를 말한다.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새로운 제품들이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쉬인은 치열한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굳건히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코어사이트 리서치(Coresight Research)에 따르면 쉬인의 시장점유율은 18%, 자라(ZARA) 등이 소속된 인디텍스가 17%, H&M이 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쉬인은 애플 앱스토어 기준 54개국 및 지역에서 쇼핑 앱 1위에 올랐으며, 미국에선 아마존을 제치고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쇼핑 앱에 꼽히기도 했다.

쉬인의 성공엔 거대 공급망 통합과 신속한 트렌드 반영이 있었다. 쉬인은 광저우에 위치한 거대 공급망을 성공적으로 통합하며 연간 15만 개에 달하는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또 쉬인은 상품 기획에서 유통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 일주일로 단축해 냈다. 더불어 공급망에 인공지능을 결합해 고객 반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생산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해 내고 있다.

그러나 쉬인 급성장의 이면엔 여러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끊이지 않는 '디자인 표절 논란'

유니클로의 라운드 미니 숄더백.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유니클로의 라운드 미니 숄더백.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유니클로와 포러브앤레몬, 크롬 하츠 등 유수의 브랜드들이 쉬인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쉬인의 윤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올해 1월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 리테일링은 쉬인을 향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쉬인이 유니클로 라운드 미니 숄더백의 디자인을 표절했으며, 중국의 ‘반부정당경쟁법(反不正儅競爭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모조품 판매로 인해 유니클로 브랜드에 대한 고객 신뢰와 제품 품질이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언급하면서 쉬인에 상품 판매 중단 및 손실 배상을 요청했다.

쉬인이 표절한 것으로 알려진 유니클로의 반달 모양의 라운드 미니 숄더백은 영국 글로벌 패션 리서치 플랫폼 리스트(Lyst)가 발표한 ‘올해의 가방(The Bag)’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엔 미국 하이엔드 액세서리 브랜드 ‘크롬하츠(Chrome Hearts)’가 쉬인을 향해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핸드백, 민소매, 액세서리 등 쉬인의 다섯 가지 상품에 크롬하츠 공식 상표 디자인과 유사한 패턴 디자인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대해 크롬하츠는 200만 달러(약 26억 6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22년 2월 24일 밀라노 패션 워크에서 열린 GCDS 패션쇼에서 선보인 ‘모르소 힐’ (왼), 지난해 쉬인이 디자인을 표절한 상품(오)

2022년 2월 24일 밀라노 패션 워크에서 열린 GCDS 패션쇼에서 선보인 ‘모르소 힐’ (왼), 지난해 쉬인이 디자인을 표절한 상품(오)

 또 작년 5월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지씨디에스(GCDS)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줄리아노 칼자(Giuliano Calza)가 디자인한 시그니처 하이힐 ‘모르소 힐’이 쉬인에 의해 표절 당했다고 소셜미디어상에 언급하면서 한동안 해외 디자이너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쉬인은 해당 논란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며 “모든 혐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조치 취할 것”이라 밝혔다.

"옷에 벌금 매긴다"...패스트패션 제재 검토 중인 프랑스

‘패스트패션’의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프랑스 의회에선 쉬인 등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에 대해 환경오염 유발을 이유로 벌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집권 여당은 2030년까지 패스트패션 플랫폼에서 팔리는 상품에 대해 각 품목당 최대 10유로(약 1만 5천 원) 또는 상품 판매가의 50%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제안했다.

의원들은 “쉬인이 하루 평균 7200개 신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에게 47만 개 이상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쉬인이 과도한 소비를 부추기고 불필요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프 베슈(Christophe Bechu) 프랑스 환경부 장관은 “패스트패션 기업의 광고를 금지하고 재정 관련 인센티브를 도입해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상품은 더 저렴하게, 패스트패션 브랜드 상품은 더 비싸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美 '무역 허점' 파고든 쉬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또 쉬인은 미국 무역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몸짓을 키웠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국은 2016년부터 800달러 미만(약 105만 원)의 소액 패킹 수입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는데, 쉬인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마이크 갤러거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24회계연도에 ‘최소 기준’에 따른 면세 물품을 적용받은 패키지가 4억 8500만 개에 달한다”고 밝히며“이 가운데 쉬인과 테무가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쉬인은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며 지속해서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쉬인은 ABG그룹과 장기 협력 계약을 체결했으며, Forever 21의 모기업이자 수십 개의 패션 브랜드를 소유한 SPARC 그룹의 지분 3분의 1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엔 영국 패션 소매 그룹인 프레이저스 그룹(Frasers Group) 산하의 미스가이드(Missguided)를 인수했다.

공급망 확대에도 혈안이다. 광둥성에서 주최한 고품질 발전에 관련된 회의에 참석한 쉬인 부회장 왕즈칭(王志青)은 “2024년부터 쉬인은 5년간 5억 위안(약 900억 원)을 투자해 디지털 공급망 업그레이드, 브랜드 혁신 및 지적재산권 보호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쉬인은 "공급망 배치를 최적화해 광저우 정청(增城)에서 공급망 본부를 건설해 ‘산업 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며 "총 투자액은 100억 위안(약 1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 밝혔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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