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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개틀링이 미국-스페인 전쟁에 기여한 뜻밖의 방법[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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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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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 
박영욱 지음

교보문고

산소를 발견한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프랑스 정부의 화약국장으로 임명돼 화약 성능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독일 화학자 하버는 고온 고압에서 질소와 수소를 통해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해 식량 생산을 크게 늘렸으나 이를 독가스로 활용하는 길을 열었다. 미국 의사 개틀링은 여러 개 달린 총신(銃身)이 돌아가면서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개틀링포를 발명해 미국-스페인 전쟁 승리에 이바지했다. 과학적 발견·발명은 전쟁의 승패를 가르고 국가의 운명을 결정했다.

과학사를 전공하고 국방 기술을 연구하는 저자는 과학이 전쟁과 만나 세계정세를 변화시킨 사건들을 포착해 24가지로 정리했다. 전쟁사·과학사이지만, 에디슨·벨 등 익숙한 발명가들이나 듀폰·포드 등 낯익은 회사들이 등장해 흥미를 더한다. 쉽고 간결하게 풀어낸 글에 이해를 돕는 사진들이 더해져 당시의 풍경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역사적으로 세계 패권국들은 경쟁적으로 과학 연구를 지원해 왔고, 과학 기술을 활용해 전쟁에서 승리했다. 현대 기술 패권 시대에 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책은 격렬해지는 미·중 전략 경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범국가적 과학 연구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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