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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최고령 연임 대통령? 132년만에 징검다리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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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1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바이든을 위한 여성연합’ 행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1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바이든을 위한 여성연합’ 행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을 벌여온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은 헤일리 전 주지사의 측근들을 인용해 “헤일리 전 주지사가 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자정)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후보 사퇴, 경선 중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치러진 ‘수퍼 화요일’ 경선에서 헤일리 전 주지사는 15개 주 중 버몬트주에서만 승리했다. 버몬트주에서 개표율 99% 기준 49.9%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5.9%)을 앞섰지만 대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현재 미 대선 대진표는 거의 완성됐지만 양당 경선은 계속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모두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위한 과반 이상의 대의원(민주당 1968명, 공화당은 1215명)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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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이 끝나면 공화당 대통령·부통령 후보는 오는 7월 15~18일 밀워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민주당 후보는 8월 19~22일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다.

앞서 16개 지역에서 한꺼번에 경선이 열린 5일 바이든과 트럼프 두 사람은 각각 압승을 거뒀다.

바이든은 이날 사모아를 제외한 15개 주에서 모두 압승했다. 사모아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사업가 제이슨 팔머가 깜짝 1위에 올랐다. 바이든은 6일 기준 1500명 이상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트럼프도 경선을 치른 15개 주 중 버몬트주에서만 석패했을 뿐 나머지 14개 주에서 압승했다.

5일(현지시간) 수퍼 화요일 경선에 참가한 공화당 지지자들이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수퍼 화요일 경선에 참가한 공화당 지지자들이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우리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여성의 보건 자유를 빼앗기 위해 결심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7일 국정 연설에서 집권 후반기 비전을 제시하며 본선 채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 연설에서 “미국은 제3세계 국가가 됐다”며 “우리는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0년 대선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링에 오르게 될 두 사람에게 미 유권자들의 반감도 강하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과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어게인’ 간의 대결로 표현되면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될 거란 얘기도 나온다. 미 통계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5일 기준 바이든과 트럼프의 비호감도는 각각 55.4%, 52.1%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판세는 트럼프의 ‘경합 우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까지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국 단위 여론조사 591개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 평균치(45.6%)가 바이든 지지율 평균치(43.5%)를 2.1%포인트 앞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80%는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다시 수행하기엔 너무 늙었다”고 보고 있으며,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4건의 형사 기소로 재판 중인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투표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은 1912년 이후 112년 만에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 도전하는 사례다.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공화당을 탈당해 대선에 재출마하면서 공화당 대선후보이자 대통령이던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와 경쟁을 벌였다. 당시 공화당 표가 갈리면서 민주당 후보인 우드로 윌슨이 승리했다. 또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그로버 클리블랜드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이자 132년 만에, 연속이 아닌 징검다리로 재집권에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당선되든 역대 최고령 대통령 기록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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