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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거리를 20분 만에"... 中 '드론 택시' 세계 최초로 바다 건넜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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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길로 출퇴근, 머지않아!”

지난 27일 펑페이항공(峰飛航空·AutoFlight))에서 개발한 5인승 전기 수직이착륙기 ‘성스룽(盛世龍)’이 선전시 서커우 크루즈 모항을 출발하고 있다. 증권시보(证劵时报)

지난 27일 펑페이항공(峰飛航空·AutoFlight))에서 개발한 5인승 전기 수직이착륙기 ‘성스룽(盛世龍)’이 선전시 서커우 크루즈 모항을 출발하고 있다. 증권시보(证劵时报)

지난 27일 중국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가 세계 최초로 ‘바다 횡단’에 성공했다.

이날 하늘은 날아오른 무인 항공기는 중국 스타트업 펑페이항공(峰飛航空·AutoFlight)사에서 개발한 5인승 전기 수직이착륙기 ‘성스룽(盛世龍)’으로 광둥성 선전(深圳)시에서 주하이(珠海)를 잇는 운항 노선 시범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두 도시 간의 거리는 55km. 차량으로 약 3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성스룽’은 단 20분 만에 주파했다. ‘성스룽’의 최고 시속은 200km에 달하고, 최대 비행거리는 250km로 알려졌다.

*전기수직이착륙기(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eVTOL): 전력을 사용하여 수직으로 호버링(hovering), 이륙 및 착륙하는 항공기를 말하며, 특징으로는 ‘전동’, ‘수직 이착륙’, ‘자율비행’을 꼽을 수 있다.

시연을 선보인 선전시 서커우(蛇口) 크루즈 모항의 상공은 여러 비행체로 분주했다. 대형 항공기와 헬리콥터가 쉴 틈 없이 지나가는 가운데, 수직이착륙기까지 하늘에 더해지면서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가 함께 겹치는 독특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20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펑페이항공은 대형 수직이착륙기의 포문을 연 선두 업체 중 하나로, 다년간 축적된 기술력으로 대형 화물용 무인 항공기를 주력으로 생산해 내고 있다. 펑페이항공의 수직이착륙기는 자체 개발한 프로펠러를 채택해 ‘수직 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2023년 3월 펑페이항공의 수직이착륙기는 단 한 번의 충전으로 250.3km를 비행해 2톤급 수직이착륙기 중에서 최장 비행 기록을 경신한다. 또 2023년 8월에는 ‘성스룽’ 항공기 3대로 편대 비행을 성공시키며 펑페이항공의 남다른 기술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펑페이항공이 그들의 첫 번째 운항 노선을 선전시에 개통한 속내는 무엇일까?

'저고도 경제' 적극 지원 나선 선전시

지난 27일 펑페이항공의 수직이착륙기 두 대가 바다를 횡단하고 있다. 증권시보(证劵时报)

지난 27일 펑페이항공의 수직이착륙기 두 대가 바다를 횡단하고 있다. 증권시보(证劵时报)

펑페이항공의 수석 부사장 셰자(謝嘉)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전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저고도 경제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정책이 가장 개방적인 곳부터 수직이착륙기의 상용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항로 신설 이유를 설명했다.

*저고도 경제(低空經濟): 민간의 유인/무인 항공기를 활용해 여객/화물 수송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고도 비행 산업을 가리킨다.

실제로 선전시는 저고도 경제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3년 초 선전은 ‘저고도 경제’를 정부 업무 보고에 포함하면서, 저고도 경제 중심지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작년 10월에는 ‘경제특구 저고도 경제 산업 촉진 조례’를 발표하면서 저고도 경제 발전을 위해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한다.

또 선전시는 수백 개에 달하는 수직이착륙기 전용 항로와 수천 개의 버티포트(기체 이착륙을 위한 기반 시설)를 추가로 신설한다는 내용을 담은 규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선전시의 무인 항공기 시장은 900억 위안(약 16조 9433억 원)으로 평가되어,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치를 보여줬으며, 2023년 선전시는 77개 구간에 저고도 항로를 신설, 73개의 버티포트를 건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의 경우 작년에만 60만 회의 비행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선전시에는 약 1300개의 수직이착륙기 관련 업체가 밀집해 있으며, 수직이착륙기 연구 개발, 생산, 제조 및 판매 등 모든 분야와 관련된 기업이 분포되어 완벽한 산업 생태계를 형성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편도 3만 7000원... 기존 택시보다 싸네?"

펑페이항공(峰飛航空·AutoFlight)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펑페이항공(峰飛航空·AutoFlight)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선전-주하이 항로의 운영을 맡은 헬리콥터 운영업체 둥부퉁항(東部通航)측은 티켓의 편도 가격이 200~300위안(약 3만 7000원~5만 5000원) 정도로 측정될 것이라 밝혔다. 현재 선전에서 주하이까지 가는 고속버스 티켓 가격은 100위안(약 1만 8000원), 초쾌속선 가격은 200위안(약 3만 7000원)인 점을 생각하면 가격이 매력적이다.

펑페이항공의 수직이착륙기 ‘성스룽’의 경우 부품 국산화율 100%를 달성해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 중국교통협회 비서장 류리보(劉立波)는 “해당 항공기에 탑재된 배터리와 각종 센서는 모두 선전에서 개발한다”면서 “선전이 해당 분야에서 상업적 우위를 지니고 있다”고 언급했다.

헬리콥터에 비해 단순한 기계 구조도 비용 절감에 한몫했다. 수직이착륙기는 순수 전기로만 구동되어 기름과 연료 필터 유지 보수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헬리콥터를 띄우기 위해서는 여러 명의 지상 근무 요원과 고임금을 받는 헬리콥터 조종사를 갖춰야 하지만, 수직이착륙기의 경우 안전요원만 배치하면 운행이 가능해 적은 인건비로도 운용이 가능하다고 펑페이항공 관계자는 밝혔다.

펑페이항공 수석 부사장 셰자는 “헬리콥터의 경우 유지보수비용만 연간 수천만 위안에 달한다”면서 “성스룽의 경우 배터리만 제외하면 유지 보수 비용이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수직이착륙기를 당장 타볼 수는 없을 실정이다. 펑페이항공 측은 “우선 화물 항로를 운용하면서, 2026년까지 감항인증(TC 인증)을 받은 후, 여객 운송 서비스를 운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 펑페이항공은 “향후 2년간 비행 실증, 상업 노선 운용,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을 것”이라 언급했다.

한편 현재 무인 화물 운송 분야에선 중국이 이미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규모 물류업체 에스에프익스프레스(順豐速運)과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京東)은 이미 7, 8년 전부터 무인 화물 운송기에 대한 개발과 상용화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조종사 없이 사람 태우는 여객 운송 서비스의 경우 인명피해와 직결되어 있어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한 후에야 정식 서비스가 가능할 예정이다.

중국남부교통 경제위원회 사무총장 류리보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높은 수준의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인 항공기의 경우 민항기에 비해 더 많고, 복잡하다”면서 “이 분야의 관리 시스템은 여전히 백지상태”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체계적인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모든 항공기를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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