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경기(景氣)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1월 생산과 소비도 동반 상승했다. 일단 괜찮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국내외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경기전망은 안갯속이다.
4일 통계청의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9.7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소매판매와 건설투자가 전달보다 증가한 덕분에 상승 반전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소매판매는 화장품 같은 비내구재 판매 증가와 여행 수요 확대 등에 따라 0.8% 올라갔다. 건설투자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 공사 실적 등이 양호한 덕분에 12.4% 늘었다. 이 상승 폭은 12년 1개월 만에 최대치다.
생산 지표도 나쁘지 않다. 전산업생산이 0.4%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수치가 3개월 연속 올라간 건 24개월 만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 자체는 좋아지는 쪽으로 가는 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추세적인 회복세로 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지표의 개선 폭(0.1포인트)이 미미하다. 또 지수는 기준점인 100보다 작기 때문에 아직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월 상승 반전은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1월 반도체 생산이 전월보다 8.6% 감소했는데,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44.1% 증가했다”며 “그만큼 경기의 변동성이 매우 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게 보면 한국 경제의 버팀목 격인 수출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내수 회복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경기와 관련해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주요 사업장 공사 지연 ▶건설수주 부진 등 건설·부동산 분야 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실제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1월 53.6% 줄어 1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하기도 했다.
경기 상방 요인으로는 ▶반도체 등 주력 산업 반등 ▶수출 개선 흐름 지속 ▶세계경제 연착륙 전망 확산 등의 생산 요인이 지목됐다. 투자·소비 측면에선 ▶주력 업종 설비투자 확대 ▶해외발 입국객 증가세 ▶소비 심리 개선 등이 꼽혔다. 올해 수출이 2월까지 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수출이 경기를 떠받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민생 내수 취약부문 지원을 강화하고 상반기 재정 신속집행 및 건설투자 보강 등을 통해 체감 지역경기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