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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구호트럭에 몰린 가자주민에 발포…104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구호 트럭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이스라엘군이 발포해 최소 10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자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당시 모습. [사진 이스라엘군 영상 캡처]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구호 트럭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이스라엘군이 발포해 최소 10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자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당시 모습. [사진 이스라엘군 영상 캡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해 최소 104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가자시티 서쪽 나부시 교차로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 30여 대에 수천 명의 주민이 몰려들었다. 한 목격자는 AFP통신에 “구호품을 가득 실은 트럭이 이스라엘군 탱크 가까이 접근했고, 이어 수천 명의 주민이 트럭으로 몰려들었다”며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서자 이스라엘군이 군중을 향해 발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미국 CNN에 “가자지구 서쪽에서 이스라엘 탱크와 드론이 군중을 향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알 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카말 아드완 병원의 구급차 담당자인 파레스 아파나는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수십·수백 명이 땅에 누워 있었다”며 “구급차가 부족해 모든 부상자와 시신을 옮기지 못해 일부는 당나귀 수레에 실려 후송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공습으로 숨진 가족을 애도하는 팔레스타인인들. [AP=연합뉴스]

같은 날 공습으로 숨진 가족을 애도하는 팔레스타인인들. [AP=연합뉴스]

최근 서방국가들은 국경을 통한 구호물품 반입에 어려움을 겪자 낙하산에 실린 구호물품을 공중에서 투하해 왔고, 굶주림에 시달린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를 받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드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최소 104명이 사망했으며, 75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이송되면서 가자시티 주요 의료기관들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즉각 “이스라엘 점령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추악한 학살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인 휴전·인질 석방 협상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지도부가 실행 중인 (휴전·인질 석방) 협상은 우리 주민의 희생을 대가로 삼지 않는다”며 “협상 실패의 책임은 이스라엘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시티 서쪽 지역에서 공습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구호품 트럭에 치이거나 서로를 밀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반박하면서 사람들이 대거 구호 트럭에 몰려드는 항공 촬영 영상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소식통은 이후 일부 군중이 구호 업무를 조정하던 이스라엘군에게 다가와 위협을 가했고,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발포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로 인한 사상자는 10여 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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