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이 5년 이내에 병력 정원 2만4000명을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전력구조 개편 계획을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주한미군 병력(최대 2만8500명)과 맞먹는 규모로,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에 차질이 있을지 우려된다.
미 육군이 이날 발표한 ‘육군 전력구조 변혁’ 백서에 따르면 미군은 2029회계연도(2028년 10월~2029년 9월)까지 육군 정원을 현재의 49만4000명에서 47만 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현재 미 육군 현역병이 44만5000명이어서 실제 병력을 줄이는 게 아니라 법에서 정한 병력 구조(편제)를 조정하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당장 현역병을 줄이지 않는 대신 미 본토의 예비군을 줄이기 위한 예비 조치적 성격이 있다”고 지적한다.
미군 입장에선 모병의 어려움과 유지 비용 등 예산 측면을 따졌을 때 예비 전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한반도 유사시 미 본토에서 증파될 병력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에 미군이 계획한 ‘시차별 부대 전개 제원(TPFDD)’에 따르면 한반도에 파병될 수 있는 최대 병력은 69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이 중 상당수가 예비군이어서, 예비군 감축이 증파 병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도 병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원까지 줄이면 TPFDD 상 증원 계획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편제라 해도 지상군 병력이 감축되는 건 한국에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미국이 대외 개입을 위한 해외 주둔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더 거칠고 즉각적이며 즉흥적인 방식으로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