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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느낌 든다"는 그 작가, 배우 하지원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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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아트&머니: 시즌2 

아트&머니: 시즌2

더중앙플러스 ‘아트&머니: 시즌2’는 올바른 미술품 투자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갤러리스트, 옥션사, 화가 등 미술시장을 선도하는 전문가들을 직접 만납니다. 이번엔 작가 하지원입니다. 온 국민이 알아보는 배우이지만 본인은 세상과의 소통에 갈증을 느껴왔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 관람객에게 다가가 작품을 설명하는 것. 그가 세상과 통하는 또 하나의 길이 됩니다.

하지원 작가는 전시장에서 직접 관람객을 만나 소통했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하지원 작가는 전시장에서 직접 관람객을 만나 소통했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서울 성수동의 한 갤러리. 그림을 보고 있는 관객에게 누군가 다가와 말을 겁니다. “작품 설명 좀 해드릴까요?” 고개를 돌려 보니 배우 하지원입니다.

데뷔 후 27년. 쉬지 않고 달렸던 그는 코로나19로 처음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다 ‘인간 하지원’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는 ‘작가 하지원’을 작업실에서 만났습니다.

하지원 작가가 개인전 때 선보인 ‘Virtual Venus : Planet’. SNS 등 가상 공간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하지원 작가가 개인전 때 선보인 ‘Virtual Venus : Planet’. SNS 등 가상 공간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그림을 시작한지 10년 정도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계기가 궁금합니다.
“20대 때는 정말 일만 하면서 살았어요. 근데 제 시간을 조금씩 갖게 되면서, 촬영장에서 고민 같은 걸 글로 쓰거나 스케치를 하게 됐죠. 그게 10년 된 거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게 된 건 코로나를 겪으면서예요. 원래 하려던 영화가 1년 미뤄지면서, 정말 저만의 시간을 갖게 됐거든요. 항상 드라마 속 세상에서만 살다가 진짜 세상으로 나오게 된 거죠. 그러면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생겼어요. 불안감이던가 꿈, 내가 겪는 사람들 이야기 같은 거. 사실 대화할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게 제 소통 방식이었어요.”
이곳에서 개인전을 하셨죠.
“‘아트스페이스 폴라포’는 이솔 작가랑 함께 만든 공간이에요. 이번에 첫 개인전을 하게 됐고요. 더 혁신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더 직관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있습니다.”
조금 더 관객에게 다가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으신 거죠? 관객들이 전부 다 ‘작가님께서 직접 그림 설명해 주신다’고 하던데.
“너무 궁금하잖아요. 관람객분들이. 그래서 전시장으로 갔죠. 설명이 필요하시면 제가 도슨트도 해드리고 하니까, 너무너무 좋아하셨어요. 어떤 분은 본인 이야기를 제게 1시간씩 하세요. 어떤 날은 제가 제 고민을 얘기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한 분 한 분 만나는 순간을 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림은 표현이죠. 작가님이 해오신 연기도 표현입니다.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배우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잖아요. 그런데 그림 작업은 오로지 제가 주체가 돼서 제 생각과 이야기를 캔버스에 담죠. 비슷해 보이지만 굉장히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첫 전시 땐 옷을 안 입고 세상에 나온 느낌이었어요. 진짜 나를 보여주는 느낌.”
하지원 작가가 개인전 때 선보인 ‘Virtual Venus : Planet’. SNS 등 가상 공간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하지원 작가가 개인전 때 선보인 ‘Virtual Venus : Planet’. SNS 등 가상 공간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사진 아트스페이스 폴라포]

개인전 제목이 ‘이 관계의 시작 그 찰나’인데요, 이 주제가 작가님에게 와 닿았던 이유는 뭘까요?
“코로나 때문에 직접적인 만남을 갖기가 힘들어졌잖아요. 그러면서 디지털 세상에서의 인간관계는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더 확장됐고요. 되게 무서웠어요. 많은 친구가 함께 있어도 그냥 다 핸드폰만 보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정말 옳은 걸까?’ ‘인간관계에 대해 더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하시는 작가가 궁금합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를 너무너무 좋아해요. 얼마 전에는 헤르만 니치 전시도 갔다 왔어요. 인간의 본성과 삶과 죽음을 전위예술로 표현하는 아티스트인데, 시각 중심의 전시 형태가 아니라 촉각·미각·후각·청각 등 모든 감각으로 표현하는 부분에서 저는 엄청난 영향을 받았어요.”
전시장을 다니시다가 ‘나 이 그림 사고 싶다. 이런 그림들이 요새 눈에 들어오더라’ 이런 것들이 좀 있을까요?
“두고두고 보고 싶고, 나랑 뭔가 소통하는 느낌 있잖아요. 저는 그런 (느낌을 주는) 작업이 좋아요. 컬렉팅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이게 아트테크에 좋데요’ 해서 컬렉팅한 적은 없어요.”
그림을 사는 것이 과연 돈이 될까요?
“컬렉팅하는 입장에서 제가 좋아서 구매한 작품 가격이 오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작품을 구매한다는 건 작가의 메시지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라, 자그마한 물건이라도 그걸 통해 가치를 경험하고 가치를 사는 것에 더 비중을 둬요.”
앞으로 ‘인간 하지원’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이제 첫 전시를 했지만,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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