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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딸기여도 포기 못해! 매출 견인하는 '딸기' 잡아라 [쿠킹]

중앙일보

입력

1970년대 ‘딸기팅’이란 것이 있었다. 말 그대로 ‘딸기밭에 하는 미팅’이다. 당시 딸기의 제철은 5월이었는데, 대학 축제 기간과 맞물려 당시 경기도 수원, 서울 은평구 불광동 일대 딸기밭은 대학생들도 가득했다. 이후 딸기는 비닐하우스 농법으로 제철이 점점 당겨지면서 겨울을 대표하는 과일이 되어 버렸고, 더는 딸기밭에서 미팅하는 청춘남녀는 찾을 순 없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과일임은 틀림없다.

겨울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딸기. 사진 픽사베이

겨울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딸기. 사진 픽사베이

딸기 로망, 고가에도 연일 매진 딸기 뷔페
2008년 그랜드 워커힐 서울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딸기 뷔페를 선보인 뒤, 딸기 뷔페는 특급호텔의 대표 겨울 프로그램이 되었다. 24년 호텔 딸기 뷔페의 평균 가격은 성인 기준 10만 원 내외다. 딸기 값이 올라, 지난해 비해 평균 10~30% 정도 인상되었지만, 이미 예약이 끝난 곳도 여러 곳이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지난해 12월부터 4월 21일까지 디저트 뷔페인 딸기 스튜디오를 운영하는데, 예약자가 많아 2부 운영에서 3부로 추가 운영을 결정했다. 관계자는 “작년 대비 전체 매출의 150%가 증가했다. 지속해서 이용객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호텔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라운지앤바는 지난해 12월부터 딸기 디저트 프로모션인 ‘2024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스윗 드림스’를 시작했다. 오는 4월 말까지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마다 최상급 설향 딸기로 만든 디저트 30여 종과 딸기 음료는 물론 흑후추 안심 볶음, 양갈비 구이 등 식사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입장료는 1인당 11만5000원으로 호텔 딸기 뷔페 중에서 가장 비싸지만, 매주 만석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최상급의 품질을 유지하고 매년 메뉴를 업그레이드해 재방문하는 고객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은 편”이라고 딸기 뷔페의 인기와 비결을 전했다.

매주 만석을 기록하는 롯데호텔의 딸기 디저트 프로모션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스윗 드림스'. 사진 롯데호텔

매주 만석을 기록하는 롯데호텔의 딸기 디저트 프로모션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스윗 드림스'. 사진 롯데호텔

색다른 컨셉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곳도 있다. 바비 인형과의 콜라보로 화제를 모았던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는 올해 지방시 뷰티와 손을 잡았다. 논산의 프리미엄 딸기로 만든 20여 종의 딸기 디저트와 함께 지방시 뷰티의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카페는 지금, 딸기 신메뉴 전쟁터
한국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딸기 100g 소매가격은 2076원으로 평년(1689원)에 비해 약 23% 올랐다. 제철에도 불구하고 연일 계속되는 오름세에 금(金)딸기라는 별칭도 생겼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월급 받아 소고기 아닌 딸기 사 먹어야겠다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연이은 가격 폭등에 주머니 사정 가벼운 소비자들은 생딸기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딸기 음료로 눈을 돌렸다. 이런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프랜차이즈 카페는 딸기 신메뉴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웰컴 투 베리 가든’을 테마로 음료 4종과 케이크 3종을 출시한 투썸플레이스는 전년 대비 딸기 메뉴의 매출이 120%나 신장했다. 겨울철 딸기 시즌을 운영하는 할리스 역시 매출이 크게 올라 동기 대비 145%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피스타치오로 만든 스무디에 딸기와 라즈베리 과육을 더한 ‘딸기 피스타쵸 맛있쵸’와 유자와 민트에 생딸기를 더한 ‘유자 민트 오로라 티’ 등 추가로 신메뉴를 선보였다.

히비스커스와 체리 등 부재료를 사용해 차별화를 시도한 잠바주스의 딸기 음료들. 사진 SPC 잠바주스

히비스커스와 체리 등 부재료를 사용해 차별화를 시도한 잠바주스의 딸기 음료들. 사진 SPC 잠바주스

SPC 잠바주스는 생 딸기 주스, 생 딸기 라떼 등 음료 4종에 이어 이달 초 생 딸기 히비스커스 티’ ‘생 딸기 체리 스무디’ 등의 추가 메뉴를 내놓았다. 잠바주스 관계자는 "과일 스무디 전문점 특성상 식재료값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딸기 값이 크게 올랐지만, 4개월 전부터 농가와 계약을 통해 준비해 수급 변수에 민첩하게 대응해 가격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편의점 매출도 딸기가 견인한다
편의점에서는 딸기 샌드위치 전쟁이 한창이다. 부드러운 식빵 사이에 상큼한 생딸기와 생크림을 가득 넣은 딸기 샌드위치는 2015년 GS25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 지금까지 2000만 개가 팔렸다. 큰 인기를 끌자 CU와 세븐일레븐에서도 출시하기 시작했다. 올해 딸기 샌드위치의 서막은 GS25가 올렸다. 지난해 10월 스마트팜 딸기를 활용한 딸기 샌드위치를 온라인 예약 상품으로 우선 출시했다. 보통 매년 11월 이후 온라인 예약 주문을 통해 판매를 시작하지만 딸기 샌드위치는 매년 시즌 고객 많아지는 초인기 제철 상품인 만큼 출시를 앞당겼다.

세븐일레븐은 맛을 한층 올린 제품을 출시했다. 이번 시즌 선보이는 베리스윗딸기샌드는 지난 4월 경상북도와 맺은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경북 고령 등 국내 유명 산지의 신선한 설향 딸기를 사용했다. 크림도 매일유업 원료로 만들어 품질을 개선했다. CU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톡 인기 이모티콘 ‘망그러진 곰’ 캐릭터와 콜라보 한 딸기 샌드위치 2종(우유슈크림∙초코)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자사 앱인 포켓CU를 통해 매일 밤 12시 100개 한정 수량으로 선 판매를 시작했는데 매번 10초 만에 완판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에는 ‘망곰이 딸샌 예약구매 성공 꿀팁, 후기’ 등이 올라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망그러진 곰 딸기 샌드위치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약 60만 개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26.7% 매출이 증가했다.

이마트24는 지난 1월 딸기 관련 상품을 모아 할인하는 '딸기을 찾아라' 프로모션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 이마트24

이마트24는 지난 1월 딸기 관련 상품을 모아 할인하는 '딸기을 찾아라' 프로모션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 이마트24

단일 상품이 아니라 ‘딸기’ 관련된 제품들로 판을 키우는 곳도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1월 딸기 관련 인기 상품을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딸기를 찾아라’ 시즌 과일 이벤트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 기간 설향∙금실 딸기 매출이 144%, 생딸기를 넣은 샌드위치 ‘딸기크림샌드’ 판매가 46% 증가했고, 이외 행사 제품으로 선별된 유제품, 빙과, 제과 등 딸기 관련 상품 판매율도 적게는 67%(생딸기를 활용한 리큐르 슈슈 700mL), 많게는 243%(셀렉션)까지 늘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시즌 대표 과일 중 하나인 딸기를 키워드로 처음 시도한 이벤트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앞으로도 인기 과일을 활용한 이벤트를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안혜진 쿠킹 기자 an.h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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