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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먹었다가 불호령"…히딩크 감독 일화 재소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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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가운데, 지난해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야기했던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의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 MBC 유튜브 캡처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가운데, 지난해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야기했던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의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 MBC 유튜브 캡처

대한축구협회가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가운데, 2002년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며 4강 신화를 일군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일화가 재소환되고 있다.

이날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가 지난해 2월 MBC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2002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을 당시 일화를 이야기하는 영상이 다시 올라왔다.

이천수는 “저희가 16강에 들었다는 기분에 취해서 선수들이 그전보다는 분위기나 정신력도 풀어지고, 먹지 말라는 음식도 먹었다”며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지 말라고 했는데 먹는 것도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에 분노한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 강하게 질타했다는 것이다. 이천수는 “한 번 모이라고 해서 엄청나게 뭐라고 하더라. ‘정말 이건 누가 봐도 욕이다’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나는 너희를 잘못 봤다. 우리의 목표가 16강이냐”며 선수들을 꾸중했다고 한다. 이천수는 “그때 그 훈계가 없었으면 반전할 수 있는 기회는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천수는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 후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 금지된 간식을 먹어 히딩크 감독에게 혼난 일화를 소개했다. 사진 MBC 유튜브 캡처

이천수는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 후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 금지된 간식을 먹어 히딩크 감독에게 혼난 일화를 소개했다. 사진 MBC 유튜브 캡처

이천수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에서도 히딩크 감독의 이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그때 선수단 분위기가 바뀌었고, 그래서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합시키고 평화를 만들고, 안 되면 ‘너희 정신 안 차릴 거야?’라면서 히딩크 감독처럼 욕도 하며 하나로 만드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먹지 말라는 간식 먹은 것 가지고도 단속 철저히 하는 대표팀 감독도 있었다”, “히딩크 같은 감독이 그리워진다”며 향수를 드러냈다. 대표팀 내 갈등이 표면화된 것을 두고도 “제정신 박힌 지도자였으면 충분히 더 자연스럽게 봉합 가능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받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후 지도력 부족 논란에 휘말린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정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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