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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유조차 기름넘쳐 불/주택가 불길 번져 대피 소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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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하수구·도로따라 1.5㎞까지 인화 폭발/한명 숨지고 차 네대 전소/오늘 새벽 구의동
22일 오전5시30분쯤 서울 구의동 203 대성주유소(사장 김의근·60) 지하저장소에 휘발유를 넣던 12t 유조차(운전사 이근수·27)에서 운전사가 방심하는 사이 기름이 넘쳐 인근 도로·하수도를 타고 흐르다 불이 나 잠자던 대명오락실 주인 백춘기씨(25)가 불에 타 숨지고 주민 7백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불로 또 주유소 옆 골목에 세워둔 로열승용차 3대·유조차 등 차량 4대가 전소됐다.
당시 유조차운전사 이씨는 시동을 걸어놓은채 운전석에서 신문을 보며 김밥을 먹느라 휘발유가 탱크용량에 넘쳐 흐르는 것을 알지 못했다.
불이 나기 직전 신고를 받은 운전사 이씨가 유조차량과 연결된 저장탱크의 밸브를 잠근데다 소방차가 화학약품으로 탱크주변을 진화,기름탱크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목격자인 성동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정영국씨(51)에 따르면 주유소에서 7백여m쯤 떨어져 도로를 청소하던중 기름냄새가 심하게 나 주유소까지 따라가보니 유조차에서 휘발유가 넘쳐 흘러 유조차운전사 이씨에게 알렸다는 것이다.
이씨가 내려와 유조차·저장탱크의 밸브를 잠그는 순간,주유소 앞 도로변 하수구 등지에서 잇따라 5∼6차례의 『펑』하는 폭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것이다.
주유소에서 흘러나온 휘발유는 하수구·도로변을 타고 흐르다 인화돼 주유소 바로 옆 김인길씨(53)의 건평 70평 2층 가옥을 전소시켜 1층 오락실 주인 백씨가 숨지고 세입자 4가구 10여명은 긴급 대피,화를 면했다.
불길은 하수구를 따라 1.5㎞ 떨어진 주택가 골목까지 번져나가 구의동 201 김용호씨(34) 집앞 맨홀뚜껑이 폭음과 함께 날아가며 불길이 치솟아 김씨 집 유리창 10여장이 깨지는 등 맨홀뚜껑 10여개가 날아가고 아스팔트가 조각조각 갈라지기도 했다.
당시 주유소에는 직원 4∼5명이 있었으나 소형 소화기로 불길을 잡으려다 실패하자 대피했고 화학소방차 등 모두 24대의 소방차가 출동,30여분만에 불을 모두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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