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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출마한 용핵관만 혜택"…국민의힘 '경쟁력 조사' 변별력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여론 조사 변별력이 낮아 현역과 대통령실 출신 후보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결국 공관위의 정성 평가로 판가름나지 않겠는가.”(영남지역 초선 의원)

 국민의힘이 14일 단수 공천 대상자를 발표한 가운데, 공천 과정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경쟁력 조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틈만 나면 강조하는 ‘이기는 공천’을 위해 경쟁력 조사를 전면 적용했다. 국민의힘 공천 신청자끼리 비교하는 건 상대 후보와 붙었을 때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데 적합하지 않나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조사 방식이 변별력을 띄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설 연휴 전 일주일 동안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예비 후보자의 경쟁력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비율은 40%다. 도덕성(15%)·면접(10%)·당 및 사회 기여도(당협위원장 15%, 비당협위원장 35%) 등에 비해 높은 비중이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공천관리위원회 3차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공천관리위원회 3차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경쟁력 조사는 지역구별로 출마한 후보자와 상대 후보 중 더 나은 사람을 고르도록 설계됐다. ‘A 후보와 다른 정당·무소속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하겠는가’라고 묻는 식이다. 상대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다. 지지 정당을 묻는 역선택 방지 조항도 넣지 않아 야당 지지자의 선택도 결과에 반영된다. 이를 토대로 강세 지역에서는 상대 후보와 격차가 가장 큰 사람, 열세 지역에선 상대 후보와 격차가 가장 작은 사람이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된다.

 다만 ‘국민의힘 예비후보 A, B, C 중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가’라고 묻지 않고, 상대 후보와의 비교 우위를 따지기에 영남이나 서울 강남 등 국민의힘 강세 지역에선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도가 조사 결과에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언론사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처럼 후보를 한번에 나열해서 선택하는 식으로 경쟁력을 조사했다면 현역이 경쟁 후보보다 10%포인트 정도는 앞섰을 것”이라며 “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라 각 후보의 선호도와 당 선호도가 구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영남이나 서울 강남에 출마한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출신 참모)만 혜택을 보는 거 아니냐”는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선 경쟁력 조사 방식이 결국 영남 다선 등 현역을 물갈이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돈다”며 “어쩔 수 없이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 사이에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 때문에 경쟁력 조사보다는 면접 점수와 당·사회 기여도 등 공관위가 진행하는 정성평가가 당락을 가를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객관적 수치로 딱 떨어지는 경쟁력 조사와 같은 정량평가가 큰 차이가 없으니 정성평가의 실질적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현역 의원의 당 기여도는 한동훈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딱 두 사람의 평가로 결정되는 반면 ‘용핵관’ 등 정치 신인의 당·사회 기여도는 공관위원의 평가로 결정된다. 평가 주체도 다르고 평가자 숫자도 다른 만큼 널뛰기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여권 일각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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