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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 공격한 우크라 이해" 한마디에…러 학자, 징역 5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 사회학자 보리스 카가를리츠키가 지난해 12월 러시아 북부 식팁카르에서 열린 테러 정당화 혐의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사회학자 보리스 카가를리츠키가 지난해 12월 러시아 북부 식팁카르에서 열린 테러 정당화 혐의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저명한 학자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했다가 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모스크바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항소심 법원은 13일(현지시간) 사회학자 보리스 카가를리츠키(66)에게 ‘테러 정당화’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해당 혐의는 최대 징역 7년형까지 선고 받을 수 있다.

카가를리츠키는 지난해 7월 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가 2022년 크림대교를 공격한 것과 관련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글을 남긴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해 12월 1심 판결에서 60만 루블(약 876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러시아 검찰은 처벌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결국 그는 항소심 법원에서 더 무거운 형을 받게 됐다. 카가를리츠키의 변호인은 그가 해당 게시물이 불법으로 간주될 줄 몰랐다며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1958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카가를리츠키는 마르크스주의 온라인 출판물인 라브코르의 편집장으로, 반전주의, 마르크스주의 성향의 사회학자다. 옛 소련 시절 반체제 활동을 하다가 ‘피의 숙청’ 본거지로 악명높은 레포르토보 감옥에서 1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러시아 사회학자 보리스 카가를리츠키가 지난해 12월 러시아 북부 식팁카르에서 열린 테러 정당화 혐의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사회학자 보리스 카가를리츠키가 지난해 12월 러시아 북부 식팁카르에서 열린 테러 정당화 혐의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2007년 좌파 싱크탱크인 ‘세계와 연구와 사회운동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이 연구소는 2018년 러시아 정부에 의해 ‘외국 대리인’ 단체가 됐고, 카가를리츠키도 2022년 5월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됐다. 러시아는 다른 나라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외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는 인물이나 단체를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해 그에 대한 규제를 확대해왔다.

WP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체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탄압해왔다”며 “많은 경우 러시아에서 전쟁을 비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강간이나 폭행 등의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보다 더 긴 징역형을 선고 받는다”고 전했다.

카가를리츠키는 항소심 선고 이후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평상시처럼 기분이 좋다. 교도소 생활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 새 책에 대한 자료를 계속 수집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다시 만나자. 우리는 우리나라의 이 암울한 시기에서 살아남으면 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구글 클라우드의 생성 AI를 기반으로 중앙일보가 만든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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