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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근도 불출마, 물갈이 가속...당내 "친명∙친문 다 험지 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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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더불어민주당의 ‘물갈이 공천’ 시계가 빨라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현직 의원을 직접 접촉하며 불출마 의사를 타진하면서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재명 대표가 단식 중이던 지난 9월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이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재명 대표가 단식 중이던 지난 9월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이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 대표는 최근 3선 인재근 의원(서울 도봉갑)을 따로 만났다. 인 의원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부인으로 GT계(김근태계)의 상징적 인사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인 의원의 불출마 의사를 청취하고 발표 시점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13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인 의원이 먼저 요청한 자리였으며, 이 대표가 불출마를 권유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본격적인 물갈이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 전략공관위 소속 의원 등이 여러 차례 ‘이번에는 공천이 어렵다’며 인 의원에 불출마를 권했다”며 “압박이 끊이지 않으니 이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의원은 통화에서 “가까운 의원 입장에서 조언을 드렸을 뿐 당 차원의 압박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인 의원은 면담에서 GT계 전직 의원을 도봉갑에 공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에서는 다른 인사를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당내에선 2019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에 몸담았던 김남근 변호사의 도봉갑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이 대표는 문학진 전 의원을 포함한 복수의 전직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불출마를 권고했다. 〈본지 2월 13일자 8면 보도〉 이와 관련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공지문을 통해 “이 대표가 통화한 취지는 ‘새로운 후배들에게 정치입문의 길 터달라’는 당부의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이 영입한 이재관 전 천안시장 후보에 대한 천안을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자,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지난 12일 긴급 회동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민주당 천안시의원]

민주당이 영입한 이재관 전 천안시장 후보에 대한 천안을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자,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지난 12일 긴급 회동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민주당 천안시의원]

반면 이 대표는 이달 초에는 배석자 없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만났다. 이 대표는 이 자리서 추 전 장관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 언급하고, 추 전 장관은 ‘역할이 있다면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고문들을 만나는 차원에서 연이어서 만났을 뿐 구체적인 출마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선 ‘물갈이 공천’ 잣대가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세대교체나 물갈이가 필요한 건 맞으나, 그 잣대가 친명계 현역 의원엔 적용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이러니 ‘이 대표가 제 식구만 챙긴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친명·친문 동시 희생론’도 제기된다. 범(汎)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수와 관계없이 경쟁력이 있는 친명과 친문의 핵심 의원을 민주당이 가장 약세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충청·강원권에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며 “선당후사, 이재명 대표가 나서고 측근 친명이 먼저 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 의원 불출마에 대해 “정식 공천심사 과정은 아니고, 이 대표가 정무적인 판단으로 불출마를 권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도 “(임종석 전 실장의) 이름을 거론한 적이 없다”며 “중성동갑은 이미 전략 지역으로 선정됐다. (공관위가 아닌) 전략공관위에서 처리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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