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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풍에 글로벌 녹였다, 1년 만에 매장 4배로 불린 중국 차(茶) 브랜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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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음료 업계의 새로운 다크호스 차화눙(茶話弄, 차화농)

중국 차음료 업계의 새로운 다크호스 차화눙(茶話弄, 차화농)

중국 차 음료 업계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지난 1년 사이 매장 수를 4배로 확장해 10억 위안(약 185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천년 고도 시안(西安)에서 탄생한 차화눙(茶話弄, 차화농)은 중국 전통의 이미지에 글로벌 차를 녹여내며 기존 중국 차 음료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차화눙은 지난 1년간 급속도로 상승세를 탄 중국풍 차 음료 브랜드다. 지난해(2023년) 12월, 선전(深圳)에 처음 진출해 새로 연 매장은 일일 평균 2000잔을 팔아치웠고, 월 매출 60만 위안(약 1억 1000만 원)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6년 설립된 차화눙은 지난 1년간 급속도로 상승세를 탄 중국풍 차음료 브랜드다.

2016년 설립된 차화눙은 지난 1년간 급속도로 상승세를 탄 중국풍 차음료 브랜드다.

차화눙은 ‘역성장’의 아이콘이다. 코로나 19가 글로벌 시장을 잠식한 3년 동안, 문을 닫은 차화눙의 매장은 단지 1.5%에 불과했다. 팬데믹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난 2023년, 차눙예의 매장 수는 약 900개로 늘어났다. 1년 사이 4배로 빠르게 증가했다. 다수 매장에서 월 매출 100만 위안(약 1억 8500만 원)을 돌파했고, 브랜드 연간 매출은 10억 위안(약 1850억 원)에 달했다. 규모로 볼 때, 차화눙은 이미 중국 내에서 차옌웨써(茶顏悅色, 차안열색), 바왕차지(霸王茶姬, 패왕차희)에 이어 가장 주목받는 3대 중국풍 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전통: 천년 고도 시안, 당나라 문화 담뿍 담았다

시안은 천년 고도로서, 자체로 풍부한 문화를 품은 도시입니다. '장안(長安, 당나라 수도이자 지금의 시안)의 차를 만든다’고 내세우기에 모자람이 없죠.

화눙예의 창업자 황징쑹(黃靖鬆)은 중국 커피⋅차 음료 전문 플랫폼 카먼(咖門)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화징쑹은 우선 차눙예에 적합한 IP를 찾아 나섰다. 당나라 시기 복식을 한 남성의 모습을 본떠 일러스트를 만들고, 전통문화의 이미지를 부여했다. 창업팀과 함께 당나라 시절의 문화도 별도로 연구했다.

차눙예의 공식 웨이보를 보면, ‘장안 8경’ 시리즈의 종이컵, 엽서, 마그넷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외지 여행객의 경우, 차눙예를 따라 장안 8경 여행을 나서기도 한다. 차눙예는 이러한 차원에서 애니메이션 〈장안 3만 리(長安三萬浬)〉와의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당나라의 여유로운 문화에서 착안해 매장과 제품 곳곳에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요. (喝喝茶、說說話、啥也不弄)’라는 문구를 부착했다. 애초에 브랜드 이름을 ‘차화눙(茶話弄)’으로 지은 취지였다. 화징쑹은 차화눙이 마음 편히 차를 즐기는 공간이기를 바랐다. 실제로 이 문구는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많은 공감을 샀다. 중국풍 매장은 엄숙하고 심오하다는 선입견을 깨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글로벌: 전 세계 각지의 차를 중국풍으로 

중국풍 차 브랜드 가운데 차화눙이 주목받은 또 하나의 이유는 글로벌 요소를 접목해서다.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차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황징쑹은 세계 주요 찻잎 산지를 돌아다니면서 해답을 찾았다. 고대 당나라가 전 세계 각국과 활발히 무역하고, 다양한 문화를 포용한 왕조였다는 사실에서 영감을 얻었다. 각국의 차를 사용해 중국 소비자에게 맞는 차 음료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루이보스 차를 바탕으로 만든 ‘하오왕쉐(好望雪)'

루이보스 차를 바탕으로 만든 ‘하오왕쉐(好望雪)'

이렇게 탄생한 첫 제품이 남아프리카 루이보스 차를 바탕으로 만든 ‘하오왕쉐(好望雪)’였다. 시안 매장에서 먼저 테스트를 거친 결과,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매출 점유율도 전체의 30%에 달했다. 차화눙은 지난 2월 2일 중국 전역에 동일한 제품을 출시했다.

유행에 매몰되지 않고 제품의 진입 장벽을 높이려면, 적어도 한 시즌은 앞서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관건이라고 황징쑹은 덧붙였다. 외국 차의 경우 제품을 매장에 선보이려면 적어도 수개월이 소요되며, 업계 유행을 뒤쫓아가려면 비교적 큰 비용이 든다.

2024년 황징쑹은 대대적인 ‘글로벌 차 여행(全毬尋茶之旅)’을 계획 중이다. 브랜드 충성고객 및 연구개발진과 함께 글로벌 각지의 찻잎 생산지를 누비며 최고의 찻잎을 찾아 나설 전망이다.

해외 진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차화눙은 지난해 9월 캐나다 토론토에 글로벌 1호점을 열었다. 그러나 황징쑹은 해외 진출을 서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풍 차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히 매장을 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우선 차화눙이 전달하는 문화가 현지의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글로벌 차 시리즈는 차화눙의 해외 진출을 위한 사전 준비인 셈이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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