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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대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시엔위’, 오프라인으로 눈 돌린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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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8일 시엔위의 오프라인 매장 '시엔위 리사이클 샵 (閑魚循環商店)' 앞에 지역 주민들이 모여 있다. 샤오홍수 갈무리

2023년 1월 28일 시엔위의 오프라인 매장 '시엔위 리사이클 샵 (閑魚循環商店)' 앞에 지역 주민들이 모여 있다. 샤오홍수 갈무리

지난 28일 알리바바 산하의 중국 최대의 중고 거래 플랫폼 시엔위(閑魚)가 오프라인 매장 ‘시엔위 리사이클 샵(閑魚循環商店)’을 선보였다.

현재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시엔위의 해당 오프라인 매장은 위탁 판매 형식으로 운영되며, 이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우선 판매자가 중고 물품을 시엔위에 오프라인 매장에 제공하면, 매장에서는 제품 상태를 파악해 견적을 매긴다. 시엔위가 제시한 가격에 수락하면, 오프라인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판매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판매자는 수익을 얻게 된다. 그러나 끝까지 판매가 되지 않으면 직접 수거해 가거나 지역 커뮤니티에 기부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거래, 구인·구직, 심지어 반려동물 산책 등의 서비스를 매장에 비치된 게시판에 무료로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임시 오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시엔위 오프라인 매장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시엔위가 갑작스럽게 오프라인으로 시선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강력해진 동네 기반의 서비스, 당근마켓과 닮아가는 시엔위

2023년 11월 3일, 알리바바 그룹은 시엔위를 1호 사업으로 지정한다. 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구조 조정도 단행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지정된 후, 시엔위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재단장해 새롭게 내놓았다. 해당 업데이트에서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유사한 주거 지역 기반의 생활밀착형 ‘하이퍼로컬(hyperlocal)’ 서비스 ‘수산물 시장(海鮮市場)’과 ‘후이완(會玩)’ 메뉴를 새롭게 추가했다. 해당 메뉴에서는 동네를 중심으로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도록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

알리바바 그룹 전자상거래부문 회장 우융밍(吳泳銘)은 “시엔위가 중국 젊은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취미생활과 즐거움을 담을 수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이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고 상점, 그게 알리바바에 도움이 됩니까?”

시엔위 공식 홈페이지

시엔위 공식 홈페이지

알리바바가 시엔위에 힘을 실어준 또 다른 이유는 롱테일 효과(Long Tail Effect) 때문으로 나타났다. 롱테일 효과는 단기적으로 적은 매출량을 나타내지만, 장기간 긴 꼬리를 합산하면 상당한 매출량이 된다는 이론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와, 12억 이용자를 보유한 온라인 금융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支付寶)’의 방대한 이용자를 이어받아, 알리바바 생태계 속에 머무르게 하는 전략이다.

딩젠(丁健) 시엔위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소비자에게 시엔위 애플리케이션 내에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사용자의 이용 시간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시엔위는 당장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부가 서비스 측면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나갈 것”이라 밝혔다.

중고 거래 시장 여전히 블루오션인 중국

중국의 중고 거래 시장은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중고 명품거래 플랫폼 홍부린(紅佈林)과 프랑스의 시장 조사 업체 입소스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2016년 588억 위안(약 10조 9200억 원)에서 2020년 1730억 위안(약 32조 1322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3840억 위안(약 71조 3224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OECD 국가들의 중고 명품 규모는 전체 명품 시장에서 20%~30%를 차지했지만, 중국의 중고 명품 시장 규모는 전체 명품 시장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중고 거래 시장 규모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중국의 빅데이터 분석 업체 퀘스트 모바일(QuestMobile)에 따르면 ‘시엔위’, 중국 중고 책 거래 플랫폼 ‘공자구서망(孔伕子舊書網)’,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아이후이쇼(愛迴收)’, ‘데자뷰(多抓魚)’ 등의 중고 거래 플랫폼의 활성 사용자 규모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시엔위의 경우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34.2% 증가했다.

시엔위를 이용하는 주 사용자는 주로 젊은 세대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시엔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억 명의 플랫폼 이용자 중, 95허우(95後, 1995년 이후 출생자) 이용자 비율은 43%를 차지했으며, 00허우(00後, 2000년 이후 출생자) 사용자 비율은 2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시엔위의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힌 '절약 특수부대(省錢特種兵)'. 시엔위 공식 웨이보 갈무리

2023년 시엔위의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힌 '절약 특수부대(省錢特種兵)'. 시엔위 공식 웨이보 갈무리

2023년은 중국의 핵심 키워드는 ‘근검절약’이다. 코로나19 팬더믹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중시하는 실용적 소비를 지향하는 분위기이다. 각종 소셜미디어에선 ‘낮은 지출’ 등 절약 정신이 돋보이는 키워드들이 등장해 유행을 이끌었으며, 2023년 시엔위의 대표 키워드로 ‘절약 정신이 투철한 젊은 세대’들을 지칭하는 단어인 ‘절약 특수부대(省錢特種兵)’가 꼽힐 정도였다. 작년 상반기 온라인 할인 쇼핑몰 핀둬둬(拼多多)의 매출은 재작년 상반기 대비 무려 63% 증가해,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양대 산맥인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매출을 뛰어넘었다.

시엔위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네티즌은 “운동 목적으로 실내 자전거 운동기구를 구매하고자 했으나, 새 제품은 전혀 고려한 적이 없다”며 “운동기구의 경우 새 제품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고, 감가상각이 심해 중고 거래가 훨씬 경제적”이라고 밝히며, 중고 제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프라인 매장 처음 아닌 시엔위, 이번엔 성공하나?

시엔위의 오프라인 중고 휴대폰 매입 ATM ‘시엔위 보물함(閑魚寶盒)’. 시나닷컴

시엔위의 오프라인 중고 휴대폰 매입 ATM ‘시엔위 보물함(閑魚寶盒)’. 시나닷컴

사실 시엔위가 오프라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시엔위는 오프라인 중고 휴대폰 매입 ATM 서비스 ‘시엔위 스테이션(閑魚小店)’과 휴대폰 수리·판매 등을 전문으로 하는 ‘시엔위 보물함(閑魚寶盒)’이라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시엔위 스테이션은 개장 초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선보여 여러 지역으로 넓혀나갈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현재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현재 매장 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오프라인 진출 본격화한 시엔위, 알리바바의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중국 중고 거래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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