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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트럼프' 美방송인, 8일 푸틴 인터뷰 공개…"푸틴 관점 다뤘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 보수매체 폭스뉴스의 전 앵커였던 터커 칼슨이 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터뷰를 공개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언론인과 대면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칼슨을 유럽연합(EU)의 대(對)러시아 제재 목록에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 로이터통신·BBC방송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6일 모스크바에서 칼슨과 인터뷰를 마쳤다고 확인했다.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푸틴 대통령은 처음으로 서방 언론인과 대면 인터뷰를 했다. 칼슨은 자신의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 X(엑스) 계정에 푸틴 대통령 인터뷰를 8일 편집 없이 전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은 자신들이 연루된 전쟁에 대해 알 권리가 있는데, 그간 미 주류 언론은 친우크라이나 시선으로 푸틴 대통령의 관점에 대해 다루지 않아 본인이 나섰다"면서 "전쟁 이후 단 한 명의 서방 언론인도 푸틴 대통령을 인터뷰하려고 애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간 인터뷰 요청은 수없이 받았지만, 공정한 보도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서방 언론 요청이 대부분이라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칼슨과의 인터뷰를 수락한 이유에 대해선 "칼슨은 친러시아도, 친우크라이나도 아니며 오히려 친미적이다. 그러나 적어도 기존의 서방 언론과는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보수 매체 폭스뉴스 간판 앵커였던 터커 칼슨이 지난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다는 예고 영상을 올렸다. 사진 터커 칼슨 홈페이지 캡처

미국 보수 매체 폭스뉴스 간판 앵커였던 터커 칼슨이 지난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다는 예고 영상을 올렸다. 사진 터커 칼슨 홈페이지 캡처

칼슨은 우파 성향으로 2016~2023년까지 7년간 폭스뉴스 대표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잇'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직장 내 차별 행위 등의 이유로 해고된 후, 현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그는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이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선 '러시아가 자국 안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등 친러시아적 발언을 이어갔다

칼슨의 푸틴 대통령 인터뷰 소식에 유럽의회에선 칼슨에게 EU 국가 입국 금지를 포함한 대러 제재 대상 목록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미 뉴스위크가 이날 보도했다.

가이 베르호프슈타트 유럽의회 의원은 "푸틴은 전범이고 EU는 그를 돕는 모든 사람을 제재하고 있기 때문에 칼슨도 제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이스 가리카노 전 유럽의회 의원도 "칼슨은 더는 언론인이 아니라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가장 위험한 정권의 선전가이므로 제재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매체는 유럽의회 의원들만으로는 칼슨이 대러 제재 목록에 올라가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외교 정책을 담당하는 EU 대외협력청(EEAS)에서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증거를 검토한 후, 증거가 충분할 시 EU 국가 정상들로 구성된 유럽 이사회에 해당 사안을 상정해 제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그런데 한 EU 외교 관리는 "칼슨에겐 침공 관련 증거가 존재하지 않거나 증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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