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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띄우는 국민의힘…반윤전선 키우는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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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야 다른 인물 영입전략

새 인물 적재적소 투입은 4·10 총선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통한다. 그런 만큼 여야 모두 새 피 수혈에 공을 들였다.

국민의힘은 범죄심리학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시작으로 6일 현재 외부 인재 29명을 영입했다. 기후변화 전문가인 박지혜 변호사를 ‘1호 인재’로 영입한 민주당은 이날까지 14명을 새로 맞아들였다. 정치권에선 “여야의 인재 영입 전략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각 분야 전문가 유치에 방점을 찍었다면, 민주당은 ‘반윤(反尹) 전선’ 확장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유능한 집권여당’에 강조점을 둔 국민의힘의 경우 육아 서적 베스트셀러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아동·보건·저출산,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와 진양혜 전 KBS 아나운서는 방송·언론,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경제·경영, 전상범 전 부장판사는 법조, 사격 국가대표 출신인 진종오 대한체육회 이사는 문화·체육 분야 전문가로 각각 꼽힌다. 이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 표심을 파고드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이념이 아닌 전문성에 집중한 것은 중도층에 호소하겠다는 의미”라며 “특히, 인물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수도권 선거에 반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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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윤석열 정부 고위직 출신인 이른바 ‘용핵관’이 여권 우세 지역에 앞다퉈 출마하는 것과 달리 영입 인사들은 험지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지난 4일 공개된 지역구 공천 신청자 현황에 따르면 호준석 전 YTN 앵커(서울 구로갑)와 전상범 전  판사(서울 강북갑), 이수정 교수(경기 수원정), 한정민 전 삼성전자 연구원(경기 화성을), 강철호 전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경기 용인정), 박상수 변호사(인천 서갑) 등 8명이 민주당 현역 의원이 버티는 수도권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반윤 색채가 뚜렷한 인사 영입에 주력한 민주당은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전 총경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말 영입식에서 “30년간의 경찰 민주화, 정치적 중립의 성과가 윤석열 정권의 등장으로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이지은 전 총경은 경찰국 반대에 앞서 2012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경감 시절엔 검사의 경찰 출석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당시 선글라스에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화제가 됐다.

김남근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각각 집행위원장과 부회장을 지냈다. 이훈기 전 OBS 기자와 이명박 정부 때 해직됐던 노종면 전 YTN 기자는 현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출신이다. 이 전 기자는 “윤석열 정권은 치부를 감추기 위해 방송 장악을 서슴없이 추진한다”고 했고, 노 전 기자는 “윤석열 정부는 언론 시계를 1980년대로 되돌렸다”고 주장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는 여권의 이승만 전 대통령 띄우기에 맞서는 성격이 강하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국민의힘 인재가 중도층에 어필할지, 민주당 인재가 반윤 전선 확대에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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