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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천사...'20년 간호 봉사' 60대 뇌사, 3명 살리고 하늘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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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옥(69)씨. 연합뉴스

황영옥(69)씨. 연합뉴스

봉사활동 하러 간 병원에서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된 60대 여성이 장기 기증을 통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8일 인천성모병원에서 황영옥(69)씨가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31일 밝혔다.

황씨는 동생의 권유로 20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과 병원에서 간호 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그는 지난달 5일 여느 때처럼 봉사활동을 하러 간 인천성모병원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이곳은 황씨가 10년 넘게 환자 간호에 도움을 주던 곳이다.

황씨는 당일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직전 화장실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황씨는 경북 영주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는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았고, 주변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여읜 그는 동생의 학비를 대주는 등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웠다.

동생 황영희 씨는 "언니, 같이 여행 가자고 했는데 내가 일 때문에 나중에 가자고 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언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먼저 엄마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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