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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도 잘 모르는 '태백산맥 노다지'…"뼈 묻겠다" 찾아온 외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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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블랙 알몬티 대한중석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 우상조 기자

루이스 블랙 알몬티 대한중석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 우상조 기자

루이스 블랙 알몬티 대한중석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강원도 영월군 상동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영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생활하던 그는 의류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열심히 살면 행운은 자연스레 찾아온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일과 삶에 매진해왔다. 그러던 그가 전화 한 통을 받은 건 시드니 여름 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00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친구가 "잘 지내냐"며 말한 용건은 "나, 광산을 하나 손에 넣었는데 사업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였다.

블랙 대표는 지난 30일 기자와 만나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치앙마이에나 한번가볼까' 해서 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와 광산업의 인연이 시작됐다. 약 사반세기 후, 그가 한국 태백산맥 허리에 있는 텅스텐 광산 개발의 꿈을 꾸리라고, 이때만 해도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막상 치앙마이에 당도하니, 그의 눈 앞에 펼쳐진 건 형형색색 파라솔이 펼쳐진 리조트가 아니라, 킹코브라 뱀이 곳곳에 똬리를 튼 정글 속 광산이었다. 그는 그러나 후회 대신 꿈을 품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광산업의 매력에 눈을 떴다"며 "지금 내 손안의 스마트폰도 광물이나 희토류가 없이는 제작될 수 없듯, 인류의 삶에 광산업은 빼놓을 수 없음을 그때 깨달았다"고 말했다.

텅스텐은 과거엔 전구의 필라멘트 등을 만드는 데도 활용됐다. [중앙포토]

텅스텐은 과거엔 전구의 필라멘트 등을 만드는 데도 활용됐다. [중앙포토]

텅스텐은 원자번호 74번으로, 끓는 점이 현재까지 발견된 광물 중에서 가장 높다. 다른 금속과 합금 과정을 거쳐 연마제 및 절단기 또는 마모를 방지하는 부품 등에 사용된다. 활용가치가 상당한 셈이다. 이 텅스텐이 한반도 태백산맥 이남에 상당량 매장되어 있음은 그러나, 한국인도 잘 모르는 사실이다. 블랙 대표는 "치앙마이 이후, 처음엔 텅스텐의 유명 산지인 포르투갈에서 사업을 이어갔고, 그러다 보니 그곳에서 '쌩동(Sangdong), 사우스 코리아'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상동 텅스텐 광산 이야기였다.

루이스 블랙 대표. "한국 상동에 뼈를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상조 기자

루이스 블랙 대표. "한국 상동에 뼈를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상조 기자

쉬운 일은 없지만, 그는 21세기의 광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상동에서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광산이라고 하면 어두운 막장,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각종 사고, 삼림 벌목 등 환경에의 폐해 등이 연상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는 방식의 새로운 광업을 하고 있다"며 "벌목 없는 친환경에, 디지털 기술을 십분 활용한 인부들의 안전 상태 엄밀 점검 등은 우리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살면 행운이 따라온다'는) 좌우명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며 "한국 상동에 뼈를 묻고 싶을 정도"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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